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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인 30대 김모(31)씨는 “대놓고 편파적인 판정을 하는 것으로밖에 비춰지지 않아 경기를 보면서 이해가 되지 않았다”며 “아무리 주최국이라고 하더라도 경기를 보는 일반인이 느낄 정도면 이는 심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독일에서 유학 생활을 하고 있는 전모(30)씨 역시 “독일인들 사이에서도 설상 종목에 대해서 중국 측의 판정이 석연찮다는 말이 나온다”라며 “한국 역시 세계적으로 인정받아왔던 종목에서 편파 판정으로 의심받을 수 밖에 없는 정황이 나왔다면 중국에 대한 반감이 충분히 생길 수 있지 않냐”고 반문했다.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지난 4일 개막식 때 불거진 ‘한복’ 관련 논란 등으로 인해 이미 ‘반중’ 논란이 터져나왔다. 개막식 당시 한복을 입은 여성이 중국 오성홍기를 전달하자그동안 중국의 ‘문화공정’ 논란과 맞물려 ‘중국이 한복을 자신들의 것이라고 주장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여기에 실제 경기에서도 납득할 수 없는 판정이 잇따라 나오며 반중정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중국에 대한 ‘2030 세대’의 반감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6월 14일 한국리서치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2030 세대는 중국을 일본보다 더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중국이 우리나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응답(60.2%)이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응답(8.4%)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중국이 한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 가운데 특히 19~29세가 72.0%, 30~39세가 68.1%로 평균보다 크게 높았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중국학과 교수는 “사드, 한한령, 김치 원조 주장, 한복 논쟁, BTS 불매 등이 한국 젊은이들의 기억에 쌓여 있는 상태에서 올림픽 편파판정까지 터진 것은 국제적 스포츠 행사에서도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생각하게 될 수밖에 없다”면서 “중국이 국가 차원의 비호나 수수방관, 애국주의 사조와 결합이 되면서 중국과 한국의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번 반중정서의 가장 큰 배경은 올림픽 이전부터 역사왜곡 등으로 쌓여왔던 일”이라면서 “그 이전에 반일, 반미 정서보다도 이번에 반중 정서가 커보이는 것은 SNS 같은 채널이 활성화 돼 있어 젊은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더 폭발적으로 표현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