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코스피가 미국과 중국 증시 호조에 힘입어 1930선을 탈환했다. 다만 지난달부터 시작된 외국인 매도세는 계속돼 25거래일 연속 ‘팔자’를 외치며 역대 두 번째 기록을 갈아치웠다.
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5.52 포인트, 2.96% 상승한 1934.20로 거래를 마감했다. 1930선 이상으로 장을 마감한 건 지난달 말 이후 6거래일 만이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42% 상승한 1만6492.68을 기록하며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과 나스닥 종합지수도 2%대 오름세를 보였다. 중국 증시 하락세가 진정되고, 기준금리 인상 신중론이 제기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유가(WTI 기준)는 공급 과잉 우려로 소폭 하락했다. 전일 상승 마감했던 중국 증시는 9일 현재 1.60%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부터 분위기가 좋았다. 24.60포인트 오르며 시작한 코스피는 기관의 적극적인 매수로 상승세를 마감까지 이어갔다.
기관은 5195억원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사흘째 매수세다. 반면 개인은 3892억원, 외국인은 1470억원 순매도했다. 특히 외국인은 오후까지 매수세를 보이며 분위기가 전환되는 듯 했지만, 종반으로 가면서 매도 심리가 거세져 결국 순매도로 마감했다. 외국인의 25거래일 연속 매도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33거래일 연속 매도 다음으로 긴 기록이다.
프로그램에서는 차익거래 548억원 매수 우위, 비차익거래 1639억원 매수 우위 등 총 2187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대형주와 중형주·소형주는 각각 2.88%, 3.77%, 2.83% 오르는 등 대부분 종목이 오름세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증권업이 7.56%오르며 상승세를 주도했고 철강 및 금속 업종과 화학, 의약품 업종도 5%대 오름세를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다. 이 밖에 음식료품과 유통업, 보험업 3%대 상승세를 보이는 등 모든 업종이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대부분 상승 마감했다. 대장주 삼성전자(005930)는 1.41% 오른 114만7000원으로 장을 마감했고, 한국전력(015760)과 SK하이닉스(000660)도 각각 2.92%, 3.60% 올랐다. 또한 아모레퍼시픽(090430)이 8.11% 오르며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고, 그간 약세를 보였던 NAVER(035420)도 8.56% 급등했다. 반면 최근 환율 수혜 기대감에 올랐던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는 약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개별 종목 별로는 최근 약세를 보였던 이연제약(102460)과 일동제약(000230)·제일약품(002620)·경보제약(214390) 등 제약주가 강세을 보였고, 동부건설(005960)은 매매거래 재개 후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 밖에 제일모직(028260), 현대모비스(012330), 삼성생명(032830), 신한지주(055550) 등은 올랐고 삼성에스디에스(018260)와 CJ(001040)는 내렸다.
이날 거래량은 5억895만주, 거래대금은 5조1932억원으로 집계됐다. 상한가 2개를 포함해 769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없이 64개 종목이 내렸다. 31개 종목은 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