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영국판 실리콘밸리인 런던 동부의 올드스트리트(Old Street). 이 지역 바우어 빌딩에는 신생 벤처기업의 인큐베이팅 등을 돕고 있는 ‘테크시티(TechCity) UK’가 자리잡고 있다. 이 곳에서 만난 질라 콰이저(Zheela Qaiser) 테크시티 UK 파트너십 매니저는 영국에서 핀테크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산학연·정부·엔젤투자자 등 삼각 클러스터를 통한 네트워크가 빛을 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본은 없지만 열정적인 벤처 기업인 모셔라”
런던 동부 올드 스트리트(Old Street)는 활력이 넘친다. 2008년에 처음 당선돼 2012년 재선에 성공한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은 건물 증측과 리모델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드 스트리트에는 고풍스러운 영국식 건물보다는 현대식 빌딩들이 차곡차곡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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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가 이들을 주목한 시기는 2010년이다. 당시 제임스 카메론 영국 총리는 테크시티 조성안을 발표했다. 옛 공장 부지가 정보통신기술(ICT)의 중심지로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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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라 매니저는 “직원 2명뿐인 스타트업을 시작으로 우버·에어비앤비 같은 신생 벤처, 그리고 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 기업이 자리잡고 있다”며 “사업 분야은 전자지불결제를 포함해 △클라우드 컴퓨팅 △웹서비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모바일 및 테블릿 부문 △오디오 디자인 △디지털 마케팅 등으로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소셜미디어 관리 애플리케이션 제작업체 트윗덱, 게임업체 킹닷컴 등 유명 벤처기업들이 이곳에서 성장했다. 이에 따라 테크시티는 전 세계 핀테크 관련 스타트업의 중심지로 주목받고 있다.
이장균 여신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영국의 핀테크 시장은 높은 수준의 금융환경, 새로운 사업모델에 대한 개방성, 높은 모바일 및 인터넷 침투율, 기존 금융서비스 공급자를 바꾸려는 경향 증가 등으로 다른 EU국가들 보다 더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특히 영국의 금융산업 시장규모는 1400억 파운드(GDP의 9.4%)로 세계적인 수준인데다가 총인구 약 6300만 명 중 110만명이 금융산업에 종사하는 등 상대적으로 핀테크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고급 인력풀도 많아 핀테크 사업기반이 탄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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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핀테크 산업에 힘을 실어주는 이유는 간단하다. 경제성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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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파급효과가 큰 만큼 영국정부는 테크시티를 활성화하기 위해 법인등기 절차를 데이터베이스(DB)화해 온라인으로 모든 절차를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정부 운영 사이트인 ‘컴퍼니스 하우스’에 접속해 회사명, 주소, 자본금, 주주 등 기본 정보를 입력한 뒤 수수료 15파운드(약 2만 6000원)를 내면 하루 만에 법인설립 등기를 마칠 수 있다. 여기에 예비 창업자들은 산학연과 연계된 8시간 분량의 온라인 디지탈 창업 교육 과정을 수강·이수해야 한다.
이처럼 회사 창업에 대한 부담은 없지만 철저하게 상업적 능력을 검증받아야 향후 엔젤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있는 만큼 테크시티에 모인 예비 창업자들은 열정적인 활동을 벌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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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는 특히 테크시티의 기술력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있는 금융산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레벨39(Innovate Finance)’라는 유럽 최대의 핀테크 클러스터를 조성해 IT기업에게 자금조달과 경영자문을 지원하고 있다. 레벨39는 HSBC, 바클레이즈 등 영국의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협력해 런던의 중심부 ‘원캐나다스퀘어’ 빌딩의 최고층인 39층을 벤처기업들에게 통째로 내준 것을 말한다.
질라 매니저는 “테크시티의 성공은 열정적인 벤처기업인과 산학연·정부·엔젤투자가 등 삼각 클러스터를 통한 네트워크의 선순환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이런 노력에 힘입어 테크시티는 유럽의 젊은 벤처창업자가 모이는 허브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