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4·11 총선 비례대표 부정 경선 파문, 중앙위원회 폭력 사태, 신구 당권파 갈등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아온 통합진보당이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진보당 새로나기특위(위원장 박원석)는 31일 국회도서관에서 ‘민주주의와 소통’이라는 1차 토론회를 가졌다.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과 소통하지 못하고 나만 옳다고 외치는 사람이 공당에 있어서 안된다”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한 진보 정치는 용납받지 못한다. 질타의 목소리를 경겅한 마음으로 듣겠다”고 말했다.
박원석 위원장은 발제문에서 “당은 진보 정치의 도구이지, 특정 정파의 도구가 아니다”고 언급했다. 사퇴 거부 입장을 밝히고 있는 이석기, 김재연 의원 등 구당권파를 조준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특히 “당원이 당대표를 폭행한 것은 현대 정당 역사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는 패권 의식이자 민주적 운영 원리에 대한 몰이해”라고 비판했다. 또 “진보는 대체적으로 주장하고 반대하고 떠드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점철돼있다”며 “주장하는 정당에서 노동자, 농민, 서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정당, 찾아가서 듣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애국가 논란을 예로 들며 “정당이 헌법에 의해 보호되고 국고 보조금을 받는 공조직의 일부라는 점에서 당의 공식 행사를 지혜롭게 꾸려서 국민과 거리감을 좁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직 문화의 폐쇄성을 둘러싼 열린 토론도 이어졌다.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 최순영 전 민주노동당 의원 등 참석자들은 애정어린 고언을 쏟아내며 당 혁신을 주문했다.
조희연 교수는 “소수파가 다수파로 될 수 있는 여지와 투명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훈 대표는 “운동권 문화라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 민주적 절차가 병행될 때만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토론은 오랫동안 이어졌지만 패널 및 취재진 이외 참석자는 거의 없었다. 구당권파 역시 불참했다. 구당권파 관계자는 “종북 척결이라고 포장하면서 당권파 척결을 공표하는 자리 아니겠는가”라며 “참여 제안을 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김재연 의원은 ‘조윤숙 비례 후보 당기위 제소 철회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통합진보당이 새로나기에 나서고 있지만 국민의 뼈속 깊이 박힌 이미지가 바뀌겠느냐”라며 “분당을 해야 한다. 정당은 국민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