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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D]현대건설 매각 ''후폭풍'' 거세

권세욱 기자I 2010.11.25 19:32:22
[이데일리TV 권세욱 기자] 현대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끝난 것 같았던 현대건설 인수전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현대그룹과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이 맺은 1조 2천억 원의 대출 계약서가 현대건설(000720) 매각 향배를 좌우할 핵심변수로 떠올랐습니다. 권세욱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자금 일부를 놓고 의혹이 제기돼 왔는데, 현대그룹의 무난한 인수쪽으로 기울던 분위기가 바뀌는 분위기군요?

기자 : 어제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대건설의 최대주주인 한국정책금융공사의 유재한 사장은 현대건설의 매각 향방이 유동적일 수 있다고 시사했습니다.

유 사장은 현대그룹에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에 예치된 대출금 1조 2천억 원을 증빙할 수 있는 대출 계약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지만 현대그룹이 제출하지 않고 있어 소명과 다른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면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박탈하는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결국 채권단과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매각 양해각서를 체결할 것이라는 이전까지의 전망과 어긋나는 것인데요.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자금 일부의 성격을 두고 생긴 논란에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 상황이 급변한 겁니다.

통상적인 금융거래에서 현대그룹 계열사가 제3국 은행에서 거액의 자금을 담보 없이 대출받기는 힘들기 때문에 현대그룹과 나티시스 은행의 대출 계약서는 인수자금의 실체를 밝힐 수 있는 핵심 문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 상황이 급변했는데, 현대 그룹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 현대건설 인수를 낙관했던 현대그룹은 분위기가 이처럼 전환되면서 당초 방어적인 자세에서 적극적인 공세로 전환했습니다.

지난 19일 매각주간사에 현대자동차(005380)의 예비협상대상자 자격 박탈을 요청했고, 어제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가 끝나고는 현대건설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부터 즉각 체결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또 현대차에 대해서는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 등을 이유로 법적 절차에 착수했다고 으름장을 놨습니다.


앵커 : 현재 현대건설 인수 문제와 관련해 상황이 돌아가는 걸로 봐서는 현대차그룹에 유리하게 전개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자 : 인수자금을 두고 최근 일고 있는 논란은 현대차 입장에서는 분명히 호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자금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라면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 인수 기회가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대차는 내부적으로 고민에 빠져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우선 현대그룹이 인수자금 의혹을 제기한 근원지로 현대차그룹을 지목하고 법적대응을 준비하겠다고 나서면서 대응 방안을 두고 고심하고 있습니다.

또 현대그룹의 인수자금 문제가 시장과 언론의 주장처럼 사실로 밝혀질 경우 그에 따른 '특혜시비' 등의 여론 비난과 매각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에도 시달릴 수 잇습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판세가 뒤집어질 경우 현대차의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 그런가 하면 지난 현대건설 입찰에서 평가 기준은 현대차에 유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요?

기자 : 네, 이데일리가 이번 현대건설과 과거 대우건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기준을 비교해 본 결과 전반적인 기준은 현대차그룹에 유리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현대건설 매각 관련 보고자료'에 따르면 평가표는 가격부문 65점과 비가격부문 35점, 감점 10점으로 구성됐는데요.

대우건설 선정기준 때보다 인수 후보자의 재무능력 배점이 크게 상향조정됐습니다.

자금조달 계획과 능력 부문 배점은 대우건설 때 12점에서 20.5점으로 크게 높아졌고, 신용도나 재무능력도 2점에서 7점으로 올랐습니다.

대우건설을 인수했던 금호건설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이른바 '승자의 저주'가 대폭 반영된 결과입니다.

감점항목 역시 대우건설 때 -10점이었던 사회·경제적 손실책임 항목이 -2점으로 크게 비중이 낮아지면서 현대차에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지난 2006년 계열 글로비스 등을 통해 회삿돈을 횡령하고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찰 결과는 현대그룹의 승리로 판가름 났는데요.

현대차는 다소 안이한 태도로 임했고, 현대그룹은 과감한 베팅으로 약점을 보완했다는 설명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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