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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문화지평은 총 7회에 걸친 ‘표석이 품은 소멸문화유적을 따라 톺아보는 서울 역사’란 답사프로그램에 연인원 160명의 시민이 전문해설가와 함께 표석 150 여기를 답사했다고 28일 밝혔다.
서울시내 곳곳에 존재했던 소멸 문화유적과 역사적 공간을 표시하는 표석에 대한 답사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는 평이다.
문화지평에 따르면 4월 29일 조선·대한제국 경제번영의 표석길, 5월 27일 3.1운동과 항일독립의 표석길(종각 북측), 6월 17일 나루터와 물산(物産)의 표석길, 6월 24일 개화와 개혁 그리고 학문의 표석길, 10월 1일 3.1운동과 항일의 항일독립의 표석길(종각 남측), 10월 22일 권력의 공간 따라 걷는 표석길, 11월 19일 항일 무장투쟁의 표석길 등의 주제로 7개 코스를 개발해 답사했다.
답사는 시민들과 전문해설사, 기록가(아키비스트), 사진작가 등이 동행하면서 표석이 품고 있는 역사적 의미를 기록했고 건축·문화·예술·학술·경관적 가치까지 들여다봤다. 이를 통해 역사문화도시 서울이 가지고 있는 숨겨진 인문학적 역량을 시민들과 충분히 공유했다는 평가다.
답사 기록물은 텍스트 칼럼, 보도자료, 사진 등을 디지털 아카이빙을 통해 뉴스포털에 송출하고 이를 문화지평 유튜브 채널, 네이버TV 채널, 페이스북, 블로그, 브런치 등 다양한 사회관계망(SNS) 플랫폼에 원소스멀티유즈(OSMU)로 널리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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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에 나온 김광수 씨(옥수동·59)는 “표석 답사는 서울 시내 한복판을 걸으면서 노상에서 역사문화 해설강연까지 들을 수 있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는 유용한 프로그램이다”라고 말했다.
전동휠체어를 타고 참여한 이경윤 씨(하계동·60)는 “대부분 코스가 휠체어 이동이 가능해서 답사에 몇 번 참여했다”며 “표석은 특별한 건축물을 들어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이동장애인들에게 적합한 답사 테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남일 고려대 문화창의학부 문화콘텐츠전공 교수는 “표석은 역사문화콘텐츠 분야 지식의 대중적 소통을 지향하는 인문학의 관점에서 ‘시민교양’ 자료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매우 필요한 도시역사자원”이라며 “서울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기억과 지식이 표석을 통한 공간에서 시민교양의 자료로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답사였다”고 말했다.
유성호 문화지평 대표는 “서울시내에 촘촘하게 박혀 있는 표석을 주제별로 정리한 다음 도보답사 노선을 짜는 등 사전작업을 통해 표석 설치의 의미를 되살렸고 이를 현장답사를 통해 사라진 역사에 대해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답사에서 공사 때문에 이충순 자결 터, 시위병영 터 등 몇 개 표석을 찾기 어려웠고 어떠한 이전 안내도 발견할 수 없었다”며 “다음부터는 도로점유허가 세부사항에 표석 관련 사항도 기재하도록 제도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문화지평은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2016), 역사도시 서울답사(2017), 서울 구석구석 톺아보기(2018), 2천년 역사도시 서울 진피답사(2019), 서울미래유산 시장 관광자원화 아카이빙(〃), 서울 첫 종교건축물과 주변 근대 건축물 답사?아카이빙(2020), 물길 따라 점·선·면으로 잇는 서울 역사(2021), 김중업과 김수근, 현대건축 1세대 궤적을 쫓아서(〃), 옛 전찻길 따라 시공간을 잇는 서울 역사(2022), 알고 보면 더 흥미로운 근대건축 테마답사(〃), 조선왕릉 40기 프롬나드(〃) 등 역사인문답사를 전문으로 하는 단체다.
한편 서울시 문화정책과에 따르면 1월 현재 표석은 총 335개로 사대문 안에 271개(80%)가 분포해 있고 강남구, 강북구, 노원구, 관악구, 구로구, 양천구, 중랑구 등 7개 구는 표석이 없다.
이는 표석 설치 목적에 대한 홍보와 이해 부족, 보이지 않는 소멸문화유적에 무관심 때문에 이전에 있던 소멸역사유적이나 관련 인물, 사건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높지 않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