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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이어 盧·文 찾은 이낙연…이재명 만남은 “조율 중”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만났다. 그는 묘역에서 ‘대한민국이 원칙과 상식의 세상으로 다시 서도록 못난 후대들을 깨우쳐 주십시오’라고 적었다. 이목이 집중된 이 대표와의 만남에 대해서는 “더 인사를 드리고 난 다음 뵙는 걸로 이야기가 됐고 아직 인사가 조금 남아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정치인들이 말하는 그런 ‘줄다리기’가 있지는 않다”고 해명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 전 대표 귀국 직후 전화를 걸어 만남을 제안했지만 이 전 대표 측에서 만남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와의 일정 조율이 길어질수록 계파 갈등도 표면화할 것으로 보인다.
‘친낙(親이낙연)계’인 윤영찬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본인(이 전 대표)이 생각하는 일의 절차가 있는데, 그것이 마무리되기도 전에 왜 안 만나느냐고 채근을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수도권 한 재선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이 대표와의 만남을 미루는 것에 대해 “이 대표가 ‘화합’이란 이미지만 요구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라고 봤다.
‘친명(親이재명)계’에서는 빠른 만남을 촉구했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 입장에서는 (이 전 대표를) 빨리 만나서 현안에 관한 의견도 듣고 조언을 구하고자 하는 바람이 당연히 있을 것”이라며 “두 분이 빠른 시일 내 만나 민주당 위기를 극복하는데 뜻을 같이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일 귀국 후 첫 일정인 국립 5.18 민주묘역 방문 후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을 향해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민주당이 진정한 혁신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국민께 희망을 드릴 수 있는 정당이 되기를 바란다”며 “혁신의 핵심은 도덕성 회복과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다. 혁신은 민주당의 눈높이가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그간 ‘비명(非이재명)계’에서 제기해 온 내용과 같다.
이 전 대표가 당분간은 윤석열 정부 비판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했으나 그보다 빠르게 당을 향한 작심발언에 나선 것을 두고 정치 복귀 시점도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비명계 의원은 “이 전 대표가 당 상황에 더 깊게 관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봤다.
◇文 직격한 추미애 향해선 “자제했으면” 우려 목소리
추 전 장관의 ‘폭로’를 두고도 계파 갈등에 기름을 붓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추 전 장관은 복수의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문재인 전 대통령이 내게 (법무부 장관에서) 물러나 달라고 말을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또 추 전 장관은 이 대표에 대해서는 ‘사법 피해자’라며 “검찰 정권이 사법 리스크를 만들어 가는 것인데, 이 사법 피해자 보고 ‘당신 때문’이라고 집안 싸움에 전념하고 있어 너무 답답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추 전 장관이 정치적 재기를 위해 이 대표 측에 섰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 지도부에서는 추 전 장관의 작심발언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집안 싸움’을 부각해 당 지지율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민주당이 강한 민주당이 돼야 하는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왜 저러한 얘기들이 당내에서 문제가 되는가, 서로 좀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정성호 의원 역시 추 전 장관 발언에 대해 “이 상황에서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잘 이해가 안 된다”며 “국무위원으로서 진퇴와 관련해서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당의 단합에 좋지 않다”고 경고장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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