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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소득 540만원 이하만"vs"모두"…여야 '학자금 무이자 대출' 신경전

경계영 기자I 2023.06.13 17:25:02

당정, 이자 면제 대상 월 1천만→540만 축소 제안
국가·근로장학금, 저리 생활비 대출 '패키지' 지원도
"野와 합의 시도" VS "설익은 정책…수용 어려워"

[이데일리 경계영 이수빈 기자] 국민의힘과 정부는 13일 대학생 학자금 대출의 이자 면제 대상을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로 한정할 것을 더불어민주당에 제안하며 쟁점 법안으로 떠오른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학자금상환법) 개정안 재논의 불씨를 지폈다. 민주당이 회의적 입장을 보이고 있어 여야 합의가 이뤄질지 미지수인 상황이다.

◇野 추진 학자금 무이자 대출법에 與 “포퓰리즘 정책”

당정은 이날 국회에서 취약계층 대학생 학자금 지원 확대 당정협의회를 열고 지난달 민주당 주도로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이른바 ‘학자금 무이자 대출법’(학자금상환법 개정안)에 대한 대안을 마련했다. 간호법 제정안처럼 ‘야당 단독 법안 처리→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법안 폐기’ 수순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학자금 무이자 대출법은 한국장학재단이 운영하는 대학생 취업 후 상환 학자금(ICL)에 대해 소득분위 8구간 가구까지 취업으로 소득이 발생하기 전까지 학자금 대출 이자를 면제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있으며 계류 60일이 지나면 민주당이 국회법에 근거해 본회의 직회부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해당 개정안에 대해 당정은 “이자 면제에 국한된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박대출(왼쪽에서 두 번째)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취약계층 대학생 학자금 지원 확대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당정은 학자금 대출 이자 면제 대상을 중위소득 100% 이하로 축소할 것을 제안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4인 가구 기준 당정이 제안한 중위소득 100% 이하는 월 540만원, 민주당이 주장하는 소득 8분위는 월 1080만원이다. 연 소득으로 따지면 6000만원, 1억원 이상이다. 신문규 교육부 기획조정실장은 “서민과 중산층을 대표하는 중위소득 중간치를 기준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학자금 지원 1~5구간 가구에 대해선 취업까지 걸리는 기간 등을 고려해 대학 졸업 후 이자 면제 기간을 정하기로 했다.

이뿐 아니라 당정은 국가장학금과 근로장학금, 저리 생활비 대출 확대 등을 더한 패키지 지원으로 저소득층의 학자금 부담을 덜겠다는 방침이다. 기초·차상위 가구에 한해 모든 자녀의 등록금 지원 규모를 대폭 확대한다. 중간계층(학자금 지원 4~6구간)에 대해선 지원 한도 상향을, 저소득층(1~3구간)에 대해선 국립대 등록금 수준 이상의 지원을 각각 추진할 계획이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더 많은 대학생이, 민주당 측이 주장하는 지원 규모보다 훨씬 더 많은 학자금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며 “포퓰리즘 법안의 강행 처리를 즉각 중단하고 오늘 정부·여당의 제시안을 놓고 대화와 타협하는, 그래서 여야가 합의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민주당에 촉구했다.

교육위 여당 간사인 이태규 국민의힘 정책위 부의장은 “정부·여당에서 논의한 내용이 구체적 액수까지 확정되면 그 안을 갖고 야당과 협의하겠다”며 “민주당이 (학자금상환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지만 여야 합의 시 법사위 논의나 본회의 처리 과정에서 수정안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지난 5월 교육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에 대해 향후 국회 법안 심의 과정에서 ICL 제도 취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도록 적극 지원해달라”고 여야 합의를 요청했다.

◇당정 중재안, 野 받을까

정부와 여당이 중재안을 내놨지만 여야가 합의에 이를지 장담하기 어렵다. 이날 민주당이 진행한 상임위 간사단 회의에서 학자금 무이자 대출법 관련 당정 논의를 공유했지만 법사위에서 심의를 기다리고 있는 해당 법안을 여당과 협의점을 찾아보겠다는 정도만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위 야당 간사인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예산 편성을 담당하는 부처인) 기획재정부와 (당정 중재안) 논의가 되지 않았다고 들었다”며 “진정성을 갖고 여야가 합의하려면 (예산 편성 등이) 보장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여당이 법사위에서 논의하지 않으려 중재안을 낸 것 아닌가”라고 선을 그었다.

교육위 소속인 서동용 민주당 의원 역시 “학자금 무이자 대출법은 ‘퍼주기’ 법이 전혀 아니다”라며 “지금 와서 당정이 중재안을 제시하는 것은 민주당 안을 막기 위한 수단에 불과해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박대출 의장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기재부와 전체적인 내용을 조율하고 있다”며 “구체적 지원 규모는 김기현 당대표가 조만간 대학생과 함께 현장 간담회를 열어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의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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