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정된 계약금은 4000만 달러(약 483억원)이며 개발과정에 따라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를 포함하면 최대 5억2500만 달러(약 6339억원) 규모이다. 상품화 성공 이후 판매에 따른 10% 대의 로열티는 별도다.
암은 정상세포의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는 것으로 외부의 침입이 아니기 때문에 면역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때 작용하는게 MerTK단백질인데 MerTK단백질은 면역시스템을 억제해 암세포가 성장하거나 전이되는데 관여한다. MerTK의 기능을 억제하면 우리 면역계가 암을 외부의 침입세포로 규정해 면역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동아에스티가 개발 중인 MerTK억제제는 아직 동물실험도 들어가지 않은 물질 탐색단계에 있다. 이제 막 개발이 시작된 후보물질에 애브비가 최대 5억2500만 달러를 배팅한 것이다. 이번 계약 체결로 애브비는 동아에스티의 MerTK 저해제 후보물질 그룹 자체의 개발권을 확보하게 됐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연구 중인 후보물질 패밀리에서 몇 개가 성공할지 모르지만 애브비가 먼저 관심을 보이고 다른 경쟁사에 빼앗길까봐 미리 선점했다”고 말했다.
계약에 따라 두 회사는 임상시험 이전 단계부터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하게 되며, 전임상실험이 끝난 후 애브비는 글로벌 임상 및 허가를 담당하게 된다. 개발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애브비는 이 약의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판권을 확보하게 된다. 한국내 독점 판매권은 동아에스티가 갖게 된다. 강수형 동아에스티 부회장은 “항암 분야 경험이 많은 애브비와 MerTK 저해제의 라이센싱 아웃계약을 체결해 매우 기쁘다”며 “MerTK 저해제는 2013년 설립된 혁신신약연구소의 첫 번째 가시적 성과로 동아에스티는 MerTK 저해제 이후에도 혁신적인 신약개발을 통해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획기적인 치료제 개발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계약서에 명시된 금액에 현혹되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9월 한미약품 사태에서 겪었듯 마일스톤은 향후 추가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지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베링거인겔하임에 폐암항암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금과 마일스톤을 합쳐 7억3000만 달러(약 8500억원) 규모라고 발표했지만 지난 9월 이 계약이 깨지면서 한미약품은 계약금과 첫 마일스톤을 포함해 6500만 달러(약 780억원)만 받기도 했다.
더구나 개발이 어느 정도 진행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의 단계도 아니고 이제 후보물질 탐색단계이기 때문에 상업화 가능성은 더 낮다. 미국바이오협회 자료에 따르면 후보물질 단계에서의 상업화 성공 가능성은 9.7%에 불과하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기술수출은 후보물질의 성공 가능성을 인정받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 자체가 ‘제품화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언론이나 시장에서 마치 기술수출액 전체를 실제 수입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현 시점에서 동아에스티의 확실한 매출은 계약금 4000만달러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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