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재단법인 미르·케이(K)-스포츠를 둘러싼 야권의 비선실세 의혹 제기와 관련, “이런 비상 시기에 난무하는 비방과 확인되지 않은 폭로성 발언들은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혼란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강력 경고하고 나섰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민들의 단결과 정치권의 합심으로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지 않으면 복합적인 현재의 위기를 극복해 나가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이 지목한 비방·미확인 폭로성 발언은 미르·K스포츠 재단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불러진 ‘강제모금’ 의혹과 고(故) 최태민 목사의 딸인 최순실씨의 인사 개입 의혹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대기업들이 800억원을 두 재단에 기부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고위급 참모가 관여했고, 최씨는 두 재단의 인사는 물론 박 대통령의 비선 역할을 해왔다며 공세를 최고조로 높이고 있다. 청와대가 그간 ‘반박할 만한 일고의 가치도 없는 의혹’이라며 무대응으로 일관해온 점에 비쳐 볼 때 박 대통령의 언급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따라서 안보·경제 위기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야당이 ‘권력형 비리’라는 프레임으로 향후 국정감사를 통해 공세를 예고해온 만큼 이 문제를 조기 정리하지 않으면 향후 국정운영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양 재단은 창조경제와 함께 현 정권의 양대 국정기조인 문화융성의 ‘창조경제혁신센터’ 역할을 하게 될 곳”이라며 “이를 두고 강제 모금이나 비선실세 등을 운운하는 건 해도 너무하는 격”이라고 반발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21일) 한 일간지의 이른바 ‘진흙탕 왜곡’ 보도에 대해서도 “제가 지진 피해 현장을 방문했을 당시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논란을 만들고 있는 것에 대해 비통한 마음”이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어 “대통령인 저는 진심으로 국민들을 걱정하고 국민들을 위해 일하며 남은 임기를 마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한 일간지는 1면 사진에 박 대통령의 경북 경주 지진 피해 현장 방문 때 자원봉사자들과 악수하는 사진을 게재하면 ‘신발에 흙이 묻을까 봐 멀리서 손을 뻗은 것처럼’ 설명을 붙여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악수하려고 다가가니까 (자원봉사자들이) ‘복구 중인 흙이니까 밟지 마세요’라고 해서 흙을 사이에 두고 (악수가) 이뤄진 상황”이라며 “심각한 사실왜곡”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