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삼성그룹이 26일 삼성테크윈(012450), 삼성종합화학, 삼성탈레스, 삼성토탈 등 4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키로 결정함에 따라 4사 임직원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그룹에 따르면 매각키로 한 4사의 임직원 수는 7300여명 수준이다. 삼성과 한화는 계열사 매각을 논의하면서 한화측이 삼성 방산·화학계열 4사 임직원의 고용을 100% 승계키로 했다.
이에 따라 이번 계약이 종료되는 내년 상반기에는 7000여명의 ‘삼성맨’이 ‘한화맨’으로 바뀌게 된다.
하지만 삼성 내부에서는 지난해 삼성코닝정밀소재 매각 당시처럼 계열사 전환배치나 위로금 지급 등의 조치가 있지 않겠냐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11월 삼성디스플레이가 보유한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을 미국 코닝에 전량 매각하면서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제외했다. 이 과정에서 올해 2월과 7월 삼성코닝정밀소재 임직원 중 300여명을 삼성전자, 삼성SDI 등 5곳의 계열사에 전환배치했다. 또 전환배치를 받지 못한 직원들에게는 일시금 4000만원과 기본급 10개월분의 위로금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은 “계열사 전환배치는 현재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삼성테크윈의 한 관계자는 “회사에서 후속 조치에 대한 언급이 없어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토탈의 한 관계자는 “매각소식을 들은 일부 직원들은 전환배치나 위로금 지급과 같은 조치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각되는 4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이날 오전부터 임직원의 동요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내 담화를 발표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김철교 삼성테크윈 대표는 사내 방송을 통해 회사의 주력사업을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사업을 차질 없이 수행하겠다며 앞으로도 잘해나가자고 당부했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등 나머지 3사의 CEO와 고위 임원들도 직원들이 이번 매각 건으로 동요하지 말자는 내용을 전파하는 데 주력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인수하는 기업의 고용을 그대로 승계할 것”이라며 “한화와 삼성의 문화를 융합해 그룹의 미래산업을 선도하는 자양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는 “인위적인 구조조정 계획도 없다”며 “사업의 연속성과 경쟁력 유지를 위해 기존 조직의 자율성과 안정성을 최대한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매각 소식이 전해진 이날 삼성테크윈 등 4사 임직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토탈 관계자는 “세부적인 매각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황스러워 하는 분위기”라며 “일부 직원들은 경쟁력과 육성의지를 갖춘 곳으로 옮겨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