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선 기자]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공장에서 발생한 불산 누출사고로 사망한 박모(34)씨가 방제복을 입고 사고현장에 진입했느냐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유가족은 방제복을 착용하고 사고 수습에 나섰다는 주장이나 경찰은 CCTV 확인 결과 미착용 상태로 현장에 들어선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29일 유보국 화성동부경찰서 형사과장은 “28일 오전 4시40분께 사망자 박씨가 방제복을 입지 않고 사고 장소에 들어가는 장면이 CCTV 캡쳐화면에 포착됐다”고 말했다.
박씨의 유가족측은 STI서비스 동료들에게 확인한 결과 박씨가 지난 28일 초반 작업에는 방제복을 입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상황이 커져 다시 현장을 찾았을 때에는 방제복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당초 박씨가 방제복을 입지 않은 채 사고 현장에 진입했다고 발표한 삼성도 뒤늦게 유가족 측 증언을 인정한 바 있다.
경찰 발표는 이같은 유가족측의 주장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결과다. 박씨 등 5명은 지난 27일 불산가스가 누출된 밸브를 교체한 이후에도 추가 누출이 계속되자 다음날인 28일 오전 4시40분께 현장에 다시 투입됐다. 밸브 수리가 끝난 시각은 오전 7시10분. 경찰 발표대로라면 2시간30분 동안 박씨는 마스크만 착용한 채 작업을 계속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유가족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스가 유출된 현장에 박씨가 방제복을 입지않고 일했을 리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 측 관계자는 “누출 초기에 방제복을 입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CCTV라는 명백한 자료가 있기 때문에 책임소재는 명확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약 20시간 분량의 CCTV 영상을 확보한 상태다. 현재 15~16시간 분량은 분석을 마쳐 28일 오전 2시까지 영상을 확인했다. 분석 결과는 30일 오후께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