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간 롯데렌탈은 렌터카, 리스 사업 등에 쓰이던 승용차를 중고차로 매각해왔다. 이를 통해 얻은 수익은 연간 6500억~7500억원 규모로 꾸준히 성장세를 기록해 왔다.
하지만 롯데렌탈이 미래 먹거리를 찾아 사업 구조를 재편키로 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중고차를 매각하기 전에 싼 가격에 빌려주며 새로운 수익을 한 번 더 창출하는 것을 신성장 사업으로 점찍으면서다. 롯데렌탈은 중고차 렌털 서비스 ‘롯데렌터카 My Car 세이브’를 출시해 26만대 규모의 중고차를 활용하고 있다.
현재 롯데렌탈이 영위 중인 모빌리티 관련 렌털 사업은 크게 일반 자동차 렌털, 중고차 렌털, 카셰어링(차량 공유) 등으로 나뉜다. 차를 한 대 사면 리스를 비롯한 렌털 사업과 카셰어링 등에 활용하다 정비해 팔 수 있는 구조다.
일반 렌털 사업을 병행하고 있지만 롯데렌탈의 주요 먹거리는 이들 모빌리티 렌털 사업이다. 3분기 기준 차량 렌털 사업 비중이 62.5%, 중고차 판매가 28.4%로 총 90.9%에 달한다. 롯데렌탈은 국내 1위 렌터카 사업자로서 지난해 시장점유율이 21%로 가장 높다.
롯데렌탈은 차량 렌털 중에서도 장기 렌터카 사업을 앞으로의 주요 먹거리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수익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3분기 기준 장기렌털 상품의 월 대여료는 60만7079원으로 단기(3만8085원) 대비 수익성이 크게 높아졌다. 장기 렌털 확대로 영업이익도 32.1% 개선됐다. 이를 롯데렌탈은 중고차 장기 렌털을 비롯해 롯데렌터카의 개인·법인 대상 장기 렌터카 사업을 전면 개편하고 있다.
장기 차량 렌털 사업의 핵심은 신차와 중고차로 나뉜다.
먼저 롯데렌탈은 중고차 렌털 사업을 위해 차량을 확보하고 브랜드를 재편하며 이미지를 개선하고 있다. 올 3분기 롯데렌탈은 중고차 렌털에 투입한 차량 대수(누적 기준)를 전년 동기 대비 34% 늘렸다. 또 ‘My Car 세이브’ 등 중고차 렌털 사업 리브랜딩을 통해 신규 고객 모집에도 나섰다. 사고정비, 검사정비, 긴급 출동 서비스를 포함한 기본 정비 서비스와 각종 제세비용, 부대 비용을 제한 저렴한 금액을 앞세워 서비스 알리기에 나섰다.
신차 렌터카 브랜드 역시 리브랜딩했다. 개인·법인으로 브랜드를 나눠 ‘롯데렌터카 My Car’와 ‘롯데렌터카 Biz Car’로 11월부터 개편한 것이다. 이와 연계한 서비스를 통해 고객 록인(Lock-in) 효과도 노린다. 차량을 직접 방문해 정비하는 ‘차량방문정비-차방정’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월 1만원만 추가하면 43가지 필수 항목을 연 2회 정비받을 수 있다.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는 리텐션(재계약)을 강화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롯데렌탈은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B2C 리텐션(계약 연장 및 재계약) 비율을 분기별로 높이고 있다. 지난 1분기 12.7%에 불과했던 B2C 리텐션 비율은 3분기 29.9%까지 올랐다.
|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롯데렌탈은) 1분기 이후 중고차 렌털용 차량 확보를 위해 전략적으로 중고차 판매 비중을 줄이고 있고 이에 따라 4분기에도 중고차 판매 매출 감소는 지속할 것”이라고 봤다. 다만 김 연구원은 “판매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중고차 판매 평균가격(ASP)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며 “2024년 이후 국내외 경쟁사 대비 높은 매출 성장 역시 기대된다”고 했다.
이창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2024년 중고차 렌탈 차량 월 투입 대수는 약 2500대 수준일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중고차 매각 축소로 인한 손실보다 중고차 렌탈로 얻을 이익이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