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중 혼자 사는 비율은 20.8%에 달해, 2021년(20.6%)에 이어 2년 연속 20%를 넘겼다. 노인 5명 중 1명 이상이 혼자 산다는 것이다. 노인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독거노인 인구도 빠르게 증가하며 2016년 127만명에서 지난해 187만명까지 증가했다.
◇노인 외로움·고립감 완화 역할 기대
이는 정형화되지 않은 대화를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언어를 생성할 수 있는 네이버의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AI가 상대방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나가며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대화가 가능하다. 노인들에게 말벗 역할을 해주며 노인들의 외로움과 고립감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당초 2021년 초 서비스를 개발했을 당시엔 현재와 같은 ‘자연스러운 대화’가 아닌 ‘채팅봇’과 같이 정형화된 대화를 하는 시스템에 가까웠다. 하지만 노인들에게 실제 적용하는 과정에서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듣게 되자, 하이퍼클로바 적용으로 방향을 변경해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현했다.
네이버는 2021년 11월 부산 해운대에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자연스러운 대화에 대한 노인들의 높은 호응을 이끌어냈지만 이내 새로운 불만을 맞닥뜨리게 됐다. “AI가 지난번 통화 내용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노인들의 불만이 나온 것이다.
지속적인 말벗을 원하는 노인들의 심리를 간과했다는 것을 깨닫고, 네이버는 곧바로 AI가 대화 상대방에 대한 이전 대화를 기억할 수 있는 ‘기억하기’ 기능을 구축해 지난해 8월 정식으로 출시했다. 대화형 AI 서비스에서 ‘연속성 있는 대화’를 구현한 국내 첫 사례였다.
기억하기 기능은 하이퍼클로바를 기반으로 △주요 대화내용 요약 및 기억 △자연스러운 맥락에서 적절한 표현으로 기억 정보 활용 △사용자 상태 변화에 따른 업데이트 과정을 거치는 고도화 기술이다. 기억하기 기능이 도입된 후 대화의 연결성이 생기며 노인들의 대화에 대한 흥미도 더 높아졌다는 것이 네이버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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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바 케어콜의 역할은 단순히 말벗에 그치지 않는다. 노인들에 대한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파악한 노인들의 건강상태 등을 지자체에 전달해 취약계층 돌봄 활동이 보다 효과적으로 이뤄지도록 도움을 준다. 전화를 수차례 받지 않은 경우도 담당 공무원이 집을 방문하게 된다. 한파나 폭염 상황 등을 노인들에게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목적성 안부 대화’도 한다.
노인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가장 먼저 서비스를 시작한 부산 해운대구의 경우 지난해 1월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 서비스 이용자 99명 중 ‘서비스 지속 의향’을 밝힌 응답자가 94명(94.9%)에 달했다. 올해 4월 서비스를 도입한 고양시는 관내 덕양구보건소가 이용자 중 1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78%가 서비스에 만족했고, 73%는 신체·정서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노인들의 높은 만족도에 힘입어 지난달 기준 서울 서초구, 경기도 고양시 등 전국 70여 곳 지자체 및 의료·복지기관에서 클로바 케어콜을 도입했다. 네이버 측은 “클로바 케어콜은 AI가 사회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고, 공동체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고 자평했다.
다른 ICT 기업들도 AI를 이용한 돌봄 서비스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2021년 11월부터 ‘AI콜’을 통해 노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은 후, 특이사항을 지자체에 전달해주고 있다. 7월말 현재 AI스피커, AI콜을 전국 106개 지자체 약 6만명 어르신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KT도 다양한 디바이스를 기반으로 노인 돌범을 하는 하는 ‘AI 케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