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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시장은 긴축 기조가 조만간 끝날 것이라고 봤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인 채권에 대한 가치가 하락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0%를 기록했다. 전월 수치(4.0%)보다 큰 폭 낮아졌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3.1%)를 하회했다. 지난 2021년 3월(2.7%) 이후 2년3개월 만의 최저치다. 작년 6월 물가상승률이 9.1%로 1980년대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만큼 6월엔 기저효과가 가장 크게 작용한 달이었다. 전월 대비 소비자물가지수는 0.2% 올랐다. 이 역시 월가 전망치(0.3%)를 밑돌았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4.8% 올랐다. 시장 전망치(5.0%)를 밑돌았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0.2% 뛰었다.
이에 따라 연준의 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번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가 5.25~5.50%로 25bp(1bp=0.01%포인트) 인상될 확률은 94.2%에 달했지만 9월 25bp 인상 확률은 전일 22%대에서 13%로 축소됐다.
간밤 뉴욕채권시장에서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715%까지 내렸다(국채가격 상승). 전 거래일 대비 18bp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장기물 역시 10bp 이상 큰 폭 빠졌다.
이날 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 발표 후 총재의 발언도 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금은 단기적으로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해 자금흐름의 물꼬를 뜨는 미시적 대응이 필요하고, 중장기적으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줄이는 거시적 대응에도 균형 있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제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급격한 조절은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해, 당장 금리인상을 통한 거시적 접근의 필요성은 낮게 판단한다“며 ”이에 국채선물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