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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사우디 출신으로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였던 카슈끄지 암살 사건과 관련한 소송에서 빈 살만 왕세자의 면책 특권을 인정하기로 결정했다.
카슈끄지는 2018년 10월 터키 국적의 약혼자 하티제 젠기즈와 혼인신고를 하기 위해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찾았다가 사우디 정보요원에 의해 살해됐다. 카슈끄지는 칼럼을 통해 여러차례 무함마드 왕세자의 정책을 비판했으며, 미국 정보당국은 카슈끄지암살 배후에 사우디의 실권자인 빈 살만 왕세자가 있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2020년 10월 젠기즈는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카슈끄지 암살 사건을 지시했다며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미 법무부는 이날 카슈끄지 암살 소송과 관련 워싱턴DC 미국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문건에서 “피고인 빈 살만은 외국 정부의 현직 수반으로 국가 원수에게 부여되는 면책 특권이 적용된다”라며 “국가 원수 면책 특권의 원칙은 국제관습법으로 잘 확립돼있다”고 밝혔다.
수년간 고령인 아버지 살만 국왕을 대신해 사우디의 실권자로 활동한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9월에는 정부 수반인 총리에 임명됐다. 이전까지 사우디에서는 국왕이 총리를 겸하고 있었으며, 빈 살만 왕세자는 부총리였다.
젠기즈는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자말이 오늘 다시 죽었다”며 “미국에 정의의 빛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결국 다시 한번 돈이 우선이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