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차기 정부에 당부…"규제완화· 노사문제 선진화해야"

신민준 기자I 2022.02.10 13:47:55

경총, 신년 기자간담회 개최…"기업 활기차게 일할 환경 만들어야"
"현 정부 노조편향적…주주대표소송 반대·중대재해법 보완입법 시급"
"경제단체 통합·싱크탱크 설립 필요…美헤리티지재단처럼 만들어야"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차기 정부에 기업을 옥죄는 규제 완화와 노사제도 선진화를 당부했다.

손 회장은 현 정부에게는 노동조합 편향적 성향이 강하다며 연금사회주의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국민연금의 주주대표소송제 도입 추진 반대와 더불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보완 입법이 시급하다고 요청했다. 손경식 회장은 또 향후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간 통합과 함께 미국의 헤리티지재단과 같은 민간경제단체 싱크탱크 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10일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가운데)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경총)
◇차기 정부 인수위에 경제계 의견 전달 예정

손경식 회장은 10일 개최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차기 정부에서는 기업들이 좀 더 활기차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으면 한다”며 “규제완화와 더불어 노사문제를 선진화해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경총은 최근 경제계가 바라는 점을 정책제안서로 만들어 각 정당의 대통령선거 후보 측에 전달했다. 경총은 다음 달 9일 대선이 끝나면 당선자 측에서 인수위원회를 꾸릴 예정인 만큼 인수위에도 경제계의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다.

손 회장은 현 정부에 대해 노동정책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 정부는 노조 편항적인 측면이 있다”며 “해외 다른 선진국들이 어떠한 노조 체계인지를 많이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2020년 12월 10일 이뤄진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비준과 관련한 노조법 개정에서 노동계의 입장만 반영되고 최근 공공기관 노동이사제를 도입한 점 등을 현 정부의 노조 편향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특히 손 회장은 중대재해법이 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대재해법은 기업인을 처벌해 사고를 예방하자는 생각인데, 기업인을 너무 홀대하고 경시하는 것”이라며 “많은 사람이 건설회사 사장을 안 하려고 한다. 앞으로 기업가 정신이 매우 중요한데 기업인이 처벌받는다면 어떻게 기업간 정신이 꽃을 피겠느냐”고 반문했다.

손 회장은 공공기관에 도입되는 노동이사제가 민간 기업으로 확산되지 않아야 한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이사회의 노동이사가 날마다 반대 논리를 펴면 효과적인 이사회 운영이 되겠느냐”며 “노동이사제는 일반 민간기업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다만 손 회장은 현 정부의 코로나19 팬데믹(감염영 대유행) 대응과 수출 확대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을 초기에 확보하지 못하는 등 부진한 점은 있었지만 그런대로 우리 정부가 대응해서 지금까지 왔으니 괜찮다고 본다”며 “내수는 확장하지 못했지만 수출 부분에서 성과를 낸 것은 상당히 잘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국민연금의 주주대표소송 부작용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주주대표소송이란 회사 이사가 법과 정관 위반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경우 국민연금과 같은 주주가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말한다.그는 “관련 우려를 정부 부처에 전달했다”며 “경제계는 언론과 관계부처를 통해 국민연금 대표소송 문제점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차기 정부 들어서면 日관계 개선 계기 생길 것”

손 회장은 최근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이 이뤄진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 등의 문제로 관계가 경색된 일본에 대해 새 정부가 들어서면 관계 개선 계기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불거진 한일 문제 어떻게 매듭지을 것인지가 중요하다”면서도 “새 정부가 들어서면 한일 관계가 개선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갈 계기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외에도 미국과 중국, 미국과 러시아간 갈등 등 국제 정세에 있어 여러 변수가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를 홀대할 수 없고 미국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지를 발휘해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경제단체 통합과 싱크탱크 설립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경제단체가 2개가 있을 필요가 있는가”라며 “둘이 힘을 합치면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다”며 전경련과 통합 의지를 내비쳤다.

이어 “국내에 경제단체는 있지만 우리나라 미래를 어떻게 설계하고 끌어갈지에 대해 역할을 하는 곳이 없다”며 “헤리티지재단(미국의 보수주의 성향의 싱크탱크)과 같이 우리나라 미래를 밝혀주는 역할이 필요하다. 경제단체 두 개를 통합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연구기관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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