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올해 1분기 외국인직접투자(FDI) 동향에 따르면 1분기 외국인직접투자액(신고 기준)은 38억5000만달러로 전년동기보다 9.2% 감소했다.
외국인투자기업(외투기업)은 외국인(외국기업·기관 등을 포함)이 국내기업 지분의 10% 이상, 금액으로는 1억 원 이상 투자한 기업을 말한다. 외국인 직접투자는 지난해 213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올해부터 반전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트럼프 신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함께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과 갈등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우려는 현실로 드러났다. 미국의 국내 투자는 1분기에 3억6500만달러로 전년동기보다 33.5% 금감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등의 영향도 미쳤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와 제조업 부흥을 일컫는 ‘리쇼어링(해외에 있던 생산 시설이 국내로 이동)‘ 정책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직접투자가 가장 많은 EU의 투자 역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1분기 신고액은 8억7600만달러에 그치며 전년동기보다 50.3%나 급감했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진행되고 있고 네덜란드 총선 및 프랑스 대선 등 정치 일정과 맞물리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특히나 1억달러 이상 대형프로젝트 투자는 3억5000만달러에 그치며 1분기에 비해 70.3%나 감소했다.
중국 역시 감소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분기 투자액이 1억6300만달러에 그치며 반토막(-56.4%)이 났다. 사드 보복에 나선 중국 정부의 움직임에 따라 투자자들이 주춤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산업부는 중국의 국내 투자는 세제 혜택 등을 이유로 홍콩, 싱가포르를 경유해 들어오는 부분도 감안하면 사드 후폭풍이 심각하게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홍콩, 싱가포르 등을 포함한 중국 중화권의 투자액으로 비교하면 1분기 투자액은 19억38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5.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다. 다만 중국 자금이 싱가포르와 홍콩을 통해 들어온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기때문에 추정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성택 산업부 투자정책관은 “중화권 투자가 갑자기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중국 자금이 경유해 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하고는 있다”면서도 “다만 사드 배치 이후 중국 투자의 움직임이 신중해 진 점은 있다”고 했다.
일본은 2015년 2분기 이후 7분기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1분기 투자액은 4억700만달러로 전년동기보다 153.0% 늘어났다. 소재·부품 분야의 투자가 꾸준히 늘어가는 가운데 콘텐츠, 부동산 등 서비스 분야도 증가추세다.
업종별로 제조업, 서비스업 투자 모두 감소했다. 다만 의료용 로봇, 시스템 반도체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제조업 투자는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1분기 투자부터 크게 주춤한터라 올해 전체 투자 전망은 먹구름이 낀 상태다. 정부도 대내외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올해 외국인직접투자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정부는 별도의 제도 개선은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 대외 불확실성은 단기적인 대책으로 해결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정책 일관성, 투명성, 외국인투자 환경을 꾸준히 개선하는 식으로 대응하겠다는 판단이다.
박 국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1분기 실적으로만 올해 외국인직접투자 전망하기는 아직 이르다”면서 “홍콩, 싱가포르 등 중화권의 투자유치활동(IR)을 강화하는 한편 EU, 일본 등 주요국에 대한 아웃리치 활동도 집중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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