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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은 배에 오른 뒤에 한동안 말 없이 휴식을 취했다. 그러다 오전 6시 50분쯤 가족들의 눈에 세월호 선체를 실은 초대형 반잠수식 선박(화이트마린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미수습자인 안산 단원고 조은화 학생의 어머니 이금희씨와 허다윤 학생의 어머니 박은미씨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박은미씨는 “많은 분이 함께한 기도와 격려, 관심 때문에 (세월호가) 올라왔지만 지금부터 시작이다”며 “배에 있는 9명을 빨리 찾아서 마지막 한 사람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려주는 게 국민들이 약속을 했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늘 딸이 꿈에 있다”며 “나라도 배에 올라가서 찾아야 하는데 어떤 방법이 있을 지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유가족인 단원고 제세호 학생의 아버지 제삼열씨는 세월호가 이동하는 장면을 휴대폰 동영상으로 촬영해 가족들 단체카톡방에 올렸다. 그는 유가족이지만 다른 미수습자 가족들을 위해 동영상을 찍는 역할을 맡았다.
미수습자인 단원고 양승진 교사의 부인 유백형씨도 세월호를 넋놓고 바라봤다. 유씨는 “남편이 맹골수도 깊은 바닷 속에서 3년 동안 있었다. (남편의) 머리카락 하나라도 결혼반지도 다 찾고 싶다”며 “(미수습자) 9명 가족들이 한마음으로 찾아서 장례도 치러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흐르는 눈믈을 연신 훔쳐내며 남편이 있을 세월호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그러면서 “국민들이 성원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미수습자 단원고 조은화 학생의 어머니 이금희씨는 “사람들이 미수습자는 법의 테두리에 없다고 이야기 한다”면서 “사람 생명이 소중하다면서 말로만 (그런다)그냥 우리가 찾을게요. 그것까지 막으면 사람이 아니겠죠”라고 했다. 이금희씨의 눈물도 그치지 않았다.
검은 연기와 커다란 엔진 소리를 뿜어내는 반잠수식 선박은 흰 물결을 뒤로 남기며 평균 시속 18km(10노트)의 속도로 바다를 헤쳐나갔다. 해경 경비정들은 함께 항해하며 주변을 지켰다. 미수습자 가족들이 탄 500t급의 어업지도선은 세월호와 약 400~700m의 거리를 유지하며 우측에서 함께 이동하고 있다.
가족들은 오전 7시 55분쯤 배에서 간단한 아침식사를 했다. 가족들의 식사 도중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날 새벽에 구속됐다는 방송 보도가 들렸다.
반잠수식 선박은 이날 오전 9시 25분쯤 가사도 해역에서 도선사 2명을 태웠다. 동거차도 인근 해역에서 출발한 세월호 선체는 도선사들의 안내와 선장의 지휘 아래 평사도와 쉬미항, 장산도와 임하도 사이를 차례로 통과한 뒤 시하도 서측을 지나 달리도 남측 해역을 거쳐 최종 목적지 목포신항에 도착하게 된다. 총 105㎞의 항해 코스다.
미수습자 가족들을 태운 어업지도선의 김완제 선장은 “(운항 길이) 섬이 많고 수로가 협소하고 조류가 강한데 특히 반잠수식 선박 주변에 5척의 호위 선박이 있고 중간에 상선도 있을 것”이라며 “충돌 예방과 안전에 운항의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세월호 선체를 실은 반잠수식 선박은 이날 아침부터 맑은 날씨와 잔잔한 파도 등 양호한 기상상황에 속도를 더 내어 당초 예상보다 1시간 정도 일찍 올 것으로 보인다. 해수부 측은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약 7시간 30분이 걸려 오후 2시 30분쯤 도착할 것으로 봤지만 이보다 빠른 오후 1시 15쯤 목포신항 철재부두에 올 전망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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