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문재·김유성·김태현 기자]오는 4일로 출범 100일을 맞는 아베 신조(安倍晋三·59) 일본 총리의 아베노믹스(강력한 양적완화를 중심으로 한 아베의 경제 정책)가 본궤도에 올랐다.
‘아베노믹스’는 금융정책(양적완화), 재정지출, 성장전략 등 크게 3가지로 구성된다. 이에 따라 아베 정부는 이를 ‘3개의 화살(矢)’로 표현한다.
금융정책과 재정지출이라는 2개의 화살은 과녁을 명중한데 이어 3번째 화살(성장전략)은 시위를 떠났다. 일본은 지난달 15일 ‘일본판 자유무역협정(FTA)’이라 불리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A) 교섭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일본은 TPPA를 통해 3조2000억엔(약 36조9655억원)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66% 증가하는 수준이다.
아베노믹스는 이미 강력한 금융완화 정책만으로도 소기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14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전 총리가 중의원 해산을 표명한 이후 넉달 동안 달러화 대비 엔 환율은 20% 가량 상승(가치 하락)했다. 같은 기간 일본 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약 45% 급등했다.
주가 상승과 엔화 약세는 일본 경제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일본 수출기업들은 잇따라 실적 개선 전망을 내놓고 임금 인상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고가 명품시장을 중심으로 일본 부유층들의 소비가 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는 등 각종 지표들은 정부의 물가목표치 2% 달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심지어 물가목표치를 뛰어넘는 하이퍼인플레이션(hyper inflation)이 나타날 우려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이에 대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금융정책 부작용 억제 의지를 천명했다.
아베노믹스는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들에게 경계 대상이자 관심거리다. 당장 수출시장에서 맞붙어야 할 라이벌이 체력을 보강하기 위한 전략이기 때문이다.
일본 수출기업들은 그동안 엔고(高) 추세에 대응해 ‘1달러=80엔대’의 환율에서도 이익을 낼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해 온 만큼 우리 기업들도 경쟁력 강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기업들의 세금 부담을 덜어주고 규제를 완화하는 식의 대처가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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