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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대표가 직접 교섭 테이블에 앉는 것은 극에 달한 노사 갈등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노조는 지난 23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회사 측의 추가 제안이 없을 시 오는 3월 5개 공장(당진·당진 하이스코·순천·인천·포항 지회) 총파업에 나서기로 결의했다. 노조 확대 간부 500여명이 지난 22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사옥 앞에서 상경 투쟁을 벌인 데 이어 압박 수위를 크게 높인 것이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과 영업이익의 25% 성과급 지급, 각종 수당 인상, 하기 휴가 및 산정 휴일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2022년 창사 이후 역대 최고 매출과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을 경신하며 최대 실적을 달성했기 때문에 특별성과급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노조는 현대차와 성과급 규모에 차이가 나는 것을 두고 ‘계열사 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가 요구한 현대제철 영업이익의 25%를 전체 직원 수 1만1619명으로 나누면 1인당 3478만원 씩 성과급을 지급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경우 총 금액은 4041억원에 달한다.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해 9월 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을 신청,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해 둔 상태다.
반면 회사 측은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이 같은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기본급 △10만2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급 400% △격려금 1300만원 지급 등의 내용이 담긴 임협안을 내놓았지만 노조 설득에 실패했다.
회사 측 주장처럼 현대제철은 2022년 27조원대의 역대 최대 연간 매출을 달성하긴 했지만, 철강 시황 악화에 영업이익은 1조6165억원으로 전년(2조4475억원) 대비 약 34% 감소했다. 수익성 악화에는 노조 파업도 영향을 미쳤다. 노조는 2022년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충남 당진제철소 사장실에서 146일간 점거 농성을 벌였고 당진제철소에서 62일간 게릴라 파업을 진행했다. 이 탓에 고로 제품 생산량이 전년 대비 5.1% 감소하면서 실적에 충격을 미쳤다.
노조가 올해 총파업에 나설 경우 회사 측은 물론 철강업계 전체에 미칠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업계는 지난해부터 중국산 저가 철강 제품 덤핑과 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전방 수요 감소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 파업 시 현대제철 실적 악화는 물론 철강재 생산 차질로 산업계 전반에 미칠 타격이 우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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