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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팍 기존 보증금 6억, 신규는 8.3억원
6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입주자모집을 공고했던 제40차 장기전세주택에서는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전용 59㎡)가 보증금 8억3785만원으로 책정됐다. 당시 전세가는 12억6000만원으로 시프트 보증금은 시세의 66.5%밖에 되지 않는다.
다만 같은 단지에서 1년 전에 나온 시프트 보증금은 6억1250만원으로 2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1년간 오른 시세를 반영하면서 보증금이 큰 폭 뛴 것이다. 작년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1년간 아크로리버파크가 있는 서초구의 전셋값은 8.59%가량 상승했다.
특히 이 단지의 신규계약건으로 추정되는 전세계약은 보증금은 15억5000만원~18억5000만원까지 치솟으면서 1년 전보다 최대 46.8%나 올랐다. 임대차3법 시행 이후 민간의 이중가격이 공공주택에도 고스란히 반영된 셈이다.
아크로리버파크뿐만 아니다. 지난해 9월 같은 날 공급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전용 59㎡)는 시세 대비 반값 수준인 6억760만원에 시프트 보증금으로 책정돼 거래됐다. 그러나 이번 40차 입주자모집에서는 같은 평형대가 2억3000만원 오른 8억3785만원에 나왔다.
◇시세만 반영해 보증금 책정하면 시프트 문 좁아져
상황이 이렇자 임차인 사이에선 불만이 나온다. 시프트 입주를 위한 소득조건은 같은데 보증금만 2억원씩 올려놓으면 들어갈 수 있는 임차인이 누가 있겠냐는 것이다. 특히 강남권의 경우 시세보다 낮긴 하지만 보증금이 10억원을 넘는 사례도 종종 나타나면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주변 시세만 반영히 시프트 보증금을 책정하면 전셋값이 상승할 수록 시프트에 들어갈 수 있는 중산층이 점점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게다가 SH공사가 올해 시프트 보증금을 5% 올린 것에 대해서도 불만이 나온다. SH공사는 주변 전셋값 시세를 고려해 내년도 보증금을 일괄적으로 5% 올리기로 했다. 지난 2019년에는 임상률이 2%였다. 그만큼 서울 전셋값이 많이 올랐다는 얘기다. SH공사로선 불가피한 선택이다.
하지만 시프트 거주자 입장은 다르다. 다른 공공임대주택은 그대로 두면서 시프트만 보증금을 올렸기 때문이다. 송파구 장지동의 한 시프트 거주자 박 모씨는 “시프트 외 공공임대는 대부분 올해 보증금 인상을 동결했지만 시프트만 5% 올렸다”며 “법적 최고 상한까지 일률적으로 보증금을 올리는 것은 서민과 중상층의 주거안정화라는 공공임대라는 취지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임대차3법으로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시세를 반영한 임대주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내년에는 기존 임대차의 재계약 만기가 대거 도래하면서 신규 계약시 전셋값이 한 번 더 크게 오를 수 있어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오세훈 “보증금 줄일 방안 구상 중”
다만 서울시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프트 제도를 손 보기로 해 향후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소득비례 보증금 △보증금 분할 상환 등에 대해 내년도 적용을 목표로 검토하고 있다. 임차가구의 월소득 대비 월임대료 비율(RIR)을 최대 35%로 하고 고액 보증금은 장기간 분할상환할 수 있게끔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앞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는 면적이나 시세와 연동해 전세 보증금을 설정했는데 향후 입주자의 소득 수준을 감안하는 등 지나치게 높은 보증금 줄일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시프트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2007년 도입한 공공임대주택이다. 무주택 중산층·서민의 주거 안정성을 높이려는 취지로 시세 80% 이하로 최장 20년을 거주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시는 시프트를 오는 2026년까지 5년간 총 7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