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는 올해 지난 1월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100억원), 7월 이수영 광원산업 회장(676억원)에 이어 김 명예회장까지 100억원을 넘는 기부금을 세 차례 받게 됐다. KAIST는 김 명예회장의 뜻에 따라 기부금 전액을 AI 분야 인재 양성과 연구에 사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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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명예회장은 이날 약정식에서 “AI 물결이 대항해시대와 1·2·3차 산업혁명 이상으로 우리의 삶을 바꾸는 큰 변화를 이끌 것”이라며 “오늘 이 자리는 대한민국이 AI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출정식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위대한 잠재력을 가진 우리 국민이 국력을 모아 경쟁에 나서면 AI 선진국이 될 수 있다”며 “과학영재들과 우수한 교수진들이 집결해있는 KAIST가 선두주자로서 우리나라 AI 개발 속도를 촉진하는 플래그십(flagship)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나라가 AI 혁명으로 나라의 기반을 튼튼히 하고, AI 시대를 주도한다면 세계사에 빛날 일이 될 것”이라며 “KAIST가 AI 인재 양성으로 AI선진국의 길을 개척해 주는 역사적 과업을 수행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신성철 KAIST 총장은 “국가 과학기술 발전과 인공지능 강국을 만들기 위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 정신을 몸소 실천하신 김 명예회장께 경의를 표한다”며 “KAIST의 역할과 임무에 대한 사명감을 항상 마음에 새기고, 이번 기부를 토대로 KAIST가 AI 인재 양성과 연구의 세계적 허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KAIST AI대학원은 지난해 3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19년도 AI대학원 지원사업’에 선정된 이후 같은 해 8월 문을 열었다. KAIST는 평소 한국이 AI 강국이 되기를 염원해 온 김 명예회장의 뜻을 기려 AI대학원의 명칭을 ‘김재철 AI대학원’으로 이름 짓고,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역량을 갖춘 교수진을 단계적으로 확충해 오는 2030년까지 전임교원 수를 총 40명으로 늘려 AI 융복합 인재 양성과 연구에 주력할 방침이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구글, IBM 왓슨,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기업의 AI 연구소 출신 전임교수 13명과 겸임교수 8명 등 모두 21명으로 교수진을 구성했다. 석사과정 79명, 석박사 통합과정 17명, 박사과정 42명 등 총 138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한편, 동원그룹 관계자들에 의하면 김 명예회장은 평소 재임 당시에도 “AI를 이해하지 못하면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 동원의 미래 50년은 인공지능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역설해 왔다. AI 관련 서적을 탐독하고 임직원에게 권하며 토론하는 등 AI 사업에 대한 육성 의지가 남달랐다. 지난해 4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AI 인재 양성과 기술 확보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그룹 계열사인 동원산업이 지난해 한양대에 30억 원을 기부해 국내 최초의 AI솔루션센터인 한양 AI솔루션센터를 설립한 것도 김 명예회장의 AI에 대한 관심과 애정 때문이다. 동원그룹은 지난해 그룹 차원의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전 계열사에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프로젝트를 도입했으며 올해 KT가 주도하고 있는 AI 기술 산학연 협의체인 ‘AI원팀(AI One Team)’에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