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에 따르면 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공동 주최로 금강산 관광선 ‘현대금강호’가 출항한 지 20년이 되는 오는 18일과 금강산 고성항에 도착한 19일에 맞춰 1박 2일 일정으로 기념행사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 30여명, 초청인사 70여명과 북측 관계자 80여명 등 총 18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기념식·축하연회 등의 식순을 남북 공동으로 치른다.
앞서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현대아산은 금강산관광 개시 20주년 기념행사를 북한 현지에서 개최하기 위해 지난달 31일 북한 주민 접촉 신청서를 통일부에 제출했다. 현대 측은 “바로 통일부 승인을 받아 개성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과 행사 일정과 규모 등을 조율하고 공동 주최로 치를 것에 대한 협의를 마친 상황”이라며 “현재 방문을 동의하는 북측 초청장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방북 가능성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북측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으면 통일부에 다시 방북 신청을 내고, 최종 승인을 받으면 방북이 가능하다.
이번 기념 행사가 성사되면 현 회장은 올해 들어 세 번째 북한 방문이다. 지난 8월 남편인 고(故) 정몽헌 전 회장의 15주기 행사와 지난달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특별수행원 방북에 이은 것이다.
이번 방북길에 남북 양측이 현대그룹 대북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을 교환하게 될 지도 관심사다. 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평양공동선언’에 “남과 북은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한다”고 공언한 바 있다.
금강산관광은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이 1989년 북측과 금강산 공동개발 협정서를 체결하고 1998년 6월과 10월 두 차례 ‘소 떼 방북’하며 물꼬를 텄다. 이후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이 1998년 10월 29일 북한의 아태 김용순 위원장과 ‘금강산관광사업에 관한 합의서’를 맺은 후, 그해 11월 18일 동해항에서 실향민과 관광객 등 1천400여 명을 실은 현대금강호가 출항했다.
지난 2003년에는 육로 관광이 시작됐고, 관광지역도 초기 구룡연, 만물상, 삼일포 해금강의 외금강코스에서 2007년 내금강 지역으로까지 확대돼 운영됐다. 2008년 7월 관광이 중단되기 전까지 약 195만명의 내·외국인 관광객이 금강산을 다녀온 것으로 현대그룹은 집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