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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혁명입니다. 혁명" 오패산터널 총격범 '과대망상·횡설수설'

유태환 기자I 2016.10.26 12:14:16

26일 오전 현장검증 진행…태연히 범행재연
"경찰 독살로 경찰 사망"·“사건 뒤에 혁명 있다” 주장
프로파일러, 범행동기 최종 판단
“27일 사제총 검증 뒤 28일 검찰 송치”

‘오패산터널 총격’ 사건 피의자 성병대(46·구속)씨가 26일 오전 서울 강북구 오패산 터널 인근의 범행 현장검증 장소에 도착한 뒤 경찰에 의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유태환 기자)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이 사건은 경찰증오 범죄다”

‘오패산터널 총격’ 사건 피의자 성병대(46·구속)씨는 26일 오전 범행 현장검증을 하면서 “이 사건은 경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며 자신의 범죄행위를 경찰 탓으로 돌렸다.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 강북경찰서에서 나온 성씨는 포승줄로 결박된 채 호송차에 올라타 약 250m 떨어진 강북구 오패산터널 인근의 현장검증 장소에 도착했다. 경찰 약 70명이 주변을 통제했지만 장소가 개방된 주택가인 탓에 인근 주민 60여명이 성씨를 지켜봤다.

현장검증은 지난 19일 범행 당시 성씨의 이동경로를 따라가면서 약 25분 동안 진행됐다. 범행 당시 행적처럼 도보로 이동하며 검증을 진행했다.

성씨는 이날 과대망상 증상을 다시 보였고 횡설수설했다. 그는 “경찰이 왜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아십니까”라며 “경찰의 독살로 경찰이 숨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사건 뒤에는 혁명이 있다”면서 “더 이상 당하지 마십시오. 국민 여러분”이라며 알 수 없는 말을 반복해서 외쳤다.

그는 ‘유족들에게 한 말씀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숨진 경찰은)죽은 것으로 봐서는 나쁜 분은 아닌 걸로 보인다”고 동문서답 했다. ‘경찰은 왜 쐈나’·‘죄책감을 느끼는가’라는 물음에는 “이건 혁명입니다. 혁명”이라는 말을 되풀이 했다.

이날 오전 10시 25분쯤 현장검증을 마친 성씨는 호송차에 올라 현장을 빠져나갔다. 현장에서 성씨는 범행재연을 거부하지 않았고 “여기서 다음은 어디로 이동했느냐” 등 경찰 질문에 막힘없이 답했다.

현장검증을 지켜본 주민들은 불안감과 공포감을 호소했다.

이모(41)씨는 “계속해서 뜻 모를 말을 되풀이해 정신이 이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면서 “저런 사람이 주변에 살았으니 나도 언제 (피해를) 당할지 몰랐다는 얘기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미령(55·여)씨는 “처음 범행 소식을 접했을 때는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 했는데 동네이웃이란 것을 안 뒤 소름이 돋았다”고 말했다.

성씨는 지난 19일 폭행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자신이 직접 만든 총기를 쏴 숨지게 한 혐의(살인 등)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성씨는 경찰이 출동하기 전 부동산업자인 이모(68)씨에게 총을 쏘고 둔기로 수차례 머리를 내려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21일 성씨를 구속하고서 그와 그의 형·누나 등 가족, 이씨 등의 진술을 통해 범행동기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5일에는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을 투입해 성씨에 대한 심리검사를 마쳤다.

범행동기 등에 대한 최종 판단은 성씨의 정신병 진료전력 등을 통해 프로파일러들이 결정할 예정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오는 27일 성씨가 갖고 있던 사제총기 검증을 실시하고 28일에는 검찰에 이 사건을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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