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망은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12년째 구축을 논의했지만, 예산 적정성 논란으로 표류해 왔다.
재난망 예산이 늘어나면서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삼성전자(005930), 알카텔루슨트, 모토로라·에릭슨LG, 리노스 등 미래창조과학부가 발주한 기술방식 정보제안서(RFI) 참가 기업들은 불꽃 경쟁을 벌이고 있다.
◇망 구축비용 최대 2.1조…업계 불꽃 경쟁
29일 한국통신학회와 한국방송공학회가 공동주최하고 미래부가 후원한 ‘국가재난안전통신망 공개토론회’에서는 과거 1조 원을 넘지 못했던 재난망 예산을 2배 정도 늘린 방안이 공식 발표됐다.
김사혁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예전 개별망때 테트라는 7500억 원이었는데 LTE로 했을 때 마진은 1조 7000억 원에서 2조 1000억 원 정도로 나왔다”면서 “자가망으로 새롭게 구축하는 것으로 네트워크에 과도하게 투자하지 않으면 이런 사업타당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재난망 단말기는 차량이나 선박용이 훨씬 비싼데 20만 대의 비용이 대당 100만 원 이상 되는 등 기지국까지 최대로 하면 최대 5조 7000억까지 되지만, 재난망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512Mbps급 저속영상으로 하고, 기지국도 상용망에 비해 줄이면 투자비가 줄어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부연했다.
재난망을 전국에 새롭게 깔면서 예산을 너무 줄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나, 반대로 너무 많은 돈을 들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가능하나 김 부연구위원은 모두 기우라고 반박했다.
그는 “LTE는 70%가 국산화돼 있어 내년 강원도 평창 시범 사업이후 (기업들은) 재난망 장비와 레퍼런스를 확보해 해외에 진출할 수 있어 예산이 적은 게 아니다”라면서 “또한 음성중심의 테트라나 와이브로에 대한 KDI의 예비타당성 평가에서도 각각 1조와 1조 3000억~2조 원이 나왔다”고 했다.
허정회 한국정보화진흥원 수석은 “새롭게 망을 구축하지 않고 상용망 위주로 하면 1조 9000억 원 정도, 자가망 구축과 일부 상용망 적용 시 2조 2000억 원 정도가 들어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업들 역시 관련 예산이 2조 원 정도가 되면 재난망의 상징성을 고려했을 때 밑지는 장사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10년 동안 연간 2000억 원의 운영비용을 받을 수 있다면 비즈니스적으로도 의미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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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미래부는 재난망 전담팀(TF) 논의 결과 700MHz 주파수 대역에서 재난망 뿐 아니라 해상안전에 쓰는 해수부의 e내비게이션망, 철도청의 철도망 등도 함께 ‘재난안전공공망’ 20MHz폭으로 통합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해 예산 집행의 효율성이 커질 전망이다.
이는 업계로서는 재난망 수주업체가 해수부나 철도청망의 사업수주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김사혁 부연구위원은 “일단 1.7조에서 2.1조에 달하는 구축비용 계산에는 e내비게이션망은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e내비게이션 연구개발에 2200억 원, 시범망에 700억 원만 정해진 걸로 안다”고 말했다.
해수부 송태봉 해양수산사무관은 “재난망과 e해수부망을 통합운영하는데 찬성한다”면서 “e내비게이션망은 2019년부터 상용화 일정이 있어 내년부터 구축에 들어가야 한다”고 조속한 주파수 지정을 요구했다.
한편 미래부 전담팀은 이날 △재난망 기술방식은 미국, 영국, 캐나다와 공조가 가능한 공공안전 LTE로 △재난망과 철도망 e내비게이션망을 700MHz 대역에서 20MHz폭으로 공동운영하며 △향후 모바일 전자정부로의 확장과 보안성, 신기술 업데이트 등을 고려해 상용망을 쓰기보다는 자가망을 위주로 구축하자는 의견을 공식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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