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issue+]<13>노루③지분-토지 맞교환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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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재용 기자I 2013.01.03 18:30:00

노루케미칼, 2011년 대한잉크 지분 40% 한진수 회장에 매각
한 회장 소유 토지 매입대금과 상계…60억원 처분손실 기록

노루그룹의 CI ‘노루’에 얽힌 일화가 있다. 창업주 고(故) 한정대 회장이 1950년대 유럽을 방문했을 때 한 쌍의 노루그림을 보고 ‘남을 해치지 않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노루에서 기업의 나아갈 방향을 찾자는 뜻’으로 ‘노루’를 기업의 상징으로 삼았다고 한다.

선대 회장의 ‘평화’ 정신은 2대(代) 분가 과정에도 묻어난다. 3남 5녀중 장자인 한영재 회장이 그룹을 승계했지만, 상당수 다른 형제자매들 또한 조용히 나름의 몫을 가지고 있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한 회장의 둘째 동생인 한진수(56) 대한잉크 회장은 ‘마이웨이’를 외치고 있다. 대한잉크는 1994년 4월 대한페인트잉크의 잉크사업부가 분사해 설립된 업체다. 2004년 7월 대한잉크화학에서 지금의 이름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최대주주가 한진수(55) 회장으로 지분을 100%를 전량 소유하고 있다.

한진수 회장이 사실상 독자적인 길을 걷고 있는 데는 노루케미칼(옛 씨케이페인트)의 지원도 한 몫했다. 2011년 12월 노루케미칼은 대한잉크 지분 40%(35만4284주) 전량을 87억원(주당 2만4672원)에 한 회장에게 넘겼다. 장부가치가 146억원에 달하던 투자지분이다. 동시에 한 회장 소유의 토지(투자부동산)을 83억원 가량에 사들였다.

노루케미칼은 2011년 2월 목공용도료 영업부문(장부가 32억원)을 노루페인트에 양도, 33억원의 양도이익을 챙겼다. 이로인해 같은해 4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순손익은 21억원 적자였다. 대한잉크 지분과 한 회장 소유 부동산의 맞교환으로 인해 60억원 처분손실이라는 내상(內傷)을 입었기 때문이다.

일련의 움직임은 한영재 회장이 둘째 동생에게 잉크 부문을 완전히 떼준 것으로 볼 수 있다. 대한잉크는 그만큼 한 회장의 독자기반을 마련하는 데 손색이 없다. 2009년 565억원을 기록했던 매출은 2011년 638억원으로 증가했다. 순이익은 1억5000만원에서 15억원으로 불었다. 부채비율은 60~70%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외에도 화공약품 및 무역 업체 세다, 인쇄 및 제책용 기계 제조업체 디아이앤씨, 관계사의 생산설비 및 공장건설공사, 자동화 및 설비보수 공사 업체 아이젠, 쇼프린트 등이 한 회장의 몫으로 분류된다.

한영재 회장의 큰누이인 한현숙(64) 씨는 디아이티를 거점으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디아이티는 1994년 노루홀딩스(당시 디피아이)의 전산실이 분사해 설립된 업체다. 현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이가 한현숙 씨다. 한영재 회장, 한진수 회장 등 동생들은 1997년, 1999년을 기점으로 등기임원에서 이름을 내려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디아이티는 현재 자본금이 10억원으로 노루페인트 등 계열?관계사들의 홈페이지 및 IT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 1998년에는 인터넷 취업포탈 서비스 ‘Joblink’를 오픈한데 이어 2002년에는 자회사 형태로 ‘잡링크’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IT 부문에서 자신만의 입지를 구축해 놓고 있는 셈이다. IT업계 관계자는 “한현숙 회장의 노루그룹 장녀라는 배경을 알고는 놀라는 업계 관계자가 많다”며 “한 회장은 재벌2세라는 꼬리표를 떼고 당당히 자기 영역을 구축한 기업인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영재 회장의 첫째 동생인 한동엽 씨는 지주회사 울타리의 밖에 있는 젠트라드(옛 이그모)를 통해 경영 행적을 엿볼 수 있다. 젠트라드는 지난 2006년 3월 설립된 환경 및 에너지 관련 컨설팅 업체로 현 자본금이 10억원이다. 한동엽 씨가 설립 초기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노루홀딩스도 2008년 30억원 출자해 현재 4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밖에 한 회장의 또다른 누나인 명순·인성씨는 노루홀딩스의 지분 1.6%를 보유하고 있을 뿐 노루그룹 경영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기획팀=신성우 부장·김세형 차장·유재희·임명규·민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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