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셰어링 회사가 자율주행서비스 회사로?…10돌 쏘카의 도전

노재웅 기자I 2021.12.09 15:08:33

내년부터 카셰어링에 각종 모빌리티 연결 슈퍼앱으로
원하는 곳에서 탁송→목적지 반납 ‘편도서비스’ 확대
대규모 차량관리 및 데이터 수집…자율주행 시대 준비

박재욱 쏘카 대표가 9일 서울 성동구 언더스탠드 애비뉴에서 개최한 창립 10주년 미디어데이에서 비전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쏘카 제공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지난 10년간 국내 카셰어링 1위 서비스로 자리매김한 쏘카가 자율주행 서비스 회사로 진화하는 새 도전에 나서겠다고 미래 10년 출사표를 던졌다.

◇타다금지법 쓴맛 봤던 박 대표 “이번엔 다르다”

9일 서울 성동구 언더스탠드 애비뉴에서 개최한 창립 10주년 미디어데이 무대에 오른 박재욱 쏘카 대표는 “지난 10년 동안 쏘카가 걸어온 길을 돌이켜보면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는데, 그것들을 모두 딛고 일어나서 이 자리를 마련할 수 있게 돼 감개무량하다”며 벅찬 표정으로 지나온 발자취를 회상했다.

박 대표가 창업한 VCNC가 2018년 쏘카에 인수된 이후 선보였던 타다 서비스가 기존 택시업계와의 갈등 끝에 국회에서 ‘타다금지법’이 입법되면서 막혔고, 그 여파로 지난해 3월 이재웅 전 대표가 사임한 뒤 자신이 그 뒤를 잇게 된 최근 2~3년을 돌이키며 꺼낸 말이다.

2011년 직원 5명, 차량 20대로 시작한 쏘카는 10년 만인 올해 최대 1만8000대까지 운영차량을 확대했고, 올 3분기에는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질적·양적 성과를 모두 내보이는 데 성공했다.

혁신을 위한 도전 과정에서 타다금지법으로 한 차례 쓴맛을 봤던 박 대표지만, 이번 도전은 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 대표는 “지난 2~3년을 돌아보면 너무 빠른 성공을 하면서 미숙한 부분이 많았다”며 “사회와 소통하고 합의점을 만드는 과정이 미숙했다고 인정한다. 그때의 경험이 약이 됐다고 생각한다. (국회나 정부와) 소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도 음악처럼 ‘스트리밍’으로

박 대표는 쏘카가 향후 10년 동안 그릴 큰 그림을 ‘스트리밍 모빌리티’라고 정의했다. 음악 파일(자가용)을 저장해서 듣던 시대에서 스트리밍(쏘카)으로 듣기 시작한 것처럼 모빌리티 생태계의 전환을 꾀하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먼저 내년부터 카셰어링 단일 서비스를 제공 중인 쏘카 앱을 카셰어링에 전기자전거, 기차, 항공, 주차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연결하는 ‘슈퍼앱’으로 탈바꿈한다. 또 예약하면 내 앞으로 차량이 찾아오는 부름서비스와 왕복이 아니라 택시처럼 목적지에서 내리기만 하면 되는 편도서비스를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박 대표는 “기술의 발전과 습관의 변화로 음원 스트리밍이 정착된 것처럼 차량 소유보다 쏘카가 더 편리하고 합리적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게 된다면, 모빌리티 경험의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쏘카 앱 하나로 전방위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합 플랫폼으로 나아가겠다는 점에서 카카오모빌리티, 티맵모빌리티와의 피할 수 없는 경쟁이 예상된다.

박 대표는 카카오T, T맵과 비교해 쏘카만이 가진 차별점을 ‘차량 자산의 소유’ 측면에서 찾았다. 카카오T는 택시, T맵은 내비게이션 중심이라면 쏘카는 직접 보유한 차량 자산으로 차량 관리와 이용자 이동을 모두 아우르는 통합 데이터 관리가 가능하고, 이는 곧 자율주행 시대의 최대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강점을 더 살리기 위해 쏘카는 차량 운영대수를 오는 2017년까지 최대 5만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키워드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이기 때문에 관련 기술이 발전할수록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이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갈 것”이라며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하며 이동이 필요한 모든 순간에 누구나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스트리밍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새롭게 개편될 쏘카 앱 이미지. 쏘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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