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쌍둥이 변호사 “손가락 욕, 사정 있었다”

김소정 기자I 2021.04.15 15:55:37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숙명여고 시험 답안 유출 사건으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쌍둥이 자매가 항소심 재판에 출석 도중 취재진에 손가락 욕을 한 것을 두고 쌍둥이 측 법률대리인이 “해프닝”이라며 “취재차 질문한 기자분께는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사진=YTN 뉴스 캡처.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법정 출석 과정에서 해프닝이 있었던 모양이다”라며 “기자 개인에 대한 욕은 아니었음을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변호인으로서 개인적 바람이 있다면 이 재판이 끝날 무렵, 왜 그랬는지 공감할 수 있게 되도록 제가 만들어 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양 변호사는 “이 숙명여고 쌍둥이 사건은 기록을 보고 증거를 검토해보면 변호인으로서는 무죄라고 볼 수밖에 없는 사건”이라며 “이 사건은 무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걸 유죄로 한다면 대한민국 형사사법제도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라 두려움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은 몇 가지 선입견, 심각한 오류 몇 가지, 사소한 오해 몇 가지가 결합되면서 결국 사실과 다른 억측과 추정으로 이어졌다”며 “경찰-검찰·1심·2심·3심, 또다시 1심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이 억측과 추정은 ‘사법적 사실’로 굳어졌다”고 지적했다.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법률대리인 페이스북
아울러 “만약 이들이 무죄라면, 오늘 일어난 사건은 아마 이해하실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며 “다음 공판 기일에 진행하게 될 PPT를 보시면 오늘 손가락이 가리킨 방향이 어디였는지, 변호인이 무엇을 지적하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예고했다.

또한 양 변호사는 ‘무죄를 주장하는 근거를 이야기할 수 있느냐’는 누리꾼 질문에 “애초에 답안을 유출했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다”라고 답글을 달았다. 또한 손가락 욕에 대해새 “객기로 보실 수도 있으나 다른 사정이 있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3부(부장판사 이관형·최병률·원정숙)는 14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쌍둥이 자매 현모(20)양 외 1명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 출석하던 쌍둥이 자매 중 한 명은 “혐의를 여전히 부인하냐”고 질문하자 가운뎃손가락을 들었다. 재판이 끝나고 쌍둥이 자매는 손가락 욕을 한 이유에 대해 묻자 “갑자기 달려들어 무례하게 물어보는 걸 직업정신에 맞는다고 생각하나”며 “예의 없는 행동이고 교양 없는 행동”이라고 말하며 반감을 드러냈다.

또 그는 “진짜 토악질이 나온다. 사실관계도 다른데 진짜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로 화난다.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하자”면서 “여기 전부 와서 다 (사과하라). 나잇값 못하는 것”이라고 소리쳤다.

쌍둥이 자매는 숙명여고 재학 중이던 2017∼2018년 아버지가 빼돌린 답안을 보고 시험을 치러 학교의 성적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를 받고 있다.

1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24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선고받았다. 두 딸보다 먼저 기소된 아버지 현씨는 유죄가 인정돼 징역 3년을 확정받아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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