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성영 기자] 올해 전기요금이 인상되지 않더라도 한국전력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실적성장을 고려하면 오히려 이번 주가 하락을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2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한국전력(015760)은 전일대비 6.68% 떨어진 3만7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요금인상 기대감에 매수했던 투자자들로 부터 실망 매물이 흘러나오며 주가가 미끄러져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전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올해 연말까지 전기요금 인상을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내년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가 시행되면서 전기요금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예정인 만큼 내년 배출권 거래시장에서 형성되는 배출권 가격과 정부 시장 안정화 조치에 따라 요금 인상 폭은 달라질 수 있다고 언급, 내년 요금인상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악재가 아니라고 평가한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도 바꾸지 않았다. 전기요금 인상이 주식시장이 기대했던 모멘텀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부담요인은 분명하지만 한국전력 주가를 끌어 올릴 근본적인 모멘텀인 실적개선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범수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요금 인상 재료는 사라졌지만 환율과 석탄가격 하향 안정화, 신규 기저발전소 가동으로 하반기 실적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환율 하락 및 석탄가격 하향 안정화에 따른 원가하락으로 요금인상을 하지 않더라도 기존 실적 추정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것.
김상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방만경영 개선 및 발전 경쟁 등을 통해 급격한 비용절감이 예상된다”며 “비용절감에 따른 실적성장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 요금 인상이 몇달 미뤄지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윤 장관의 이번 발언으로 요금체계 정상화의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온실가스 거래제도 시행으로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생기기 때문에 요금인상이 불가피 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며 “이는 요금체계 정상화를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코멘트로 긍정적이다”고 분석했다.
범수진 연구원도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 시행에 따른 발전소의 비용 증가분이 전기요금에 전가될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류제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내년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을 밝힌 만큼 주가 하락 시 매수관점에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요금인상은 변동성이 없어 실적개선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요인이지만 환율하락 및 석탄가격 하향 안정화는 변동성이 있는 만큼 실적개선에 대한 신뢰도는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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