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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까지 꼬박 사흘…먼바다 선원 살리는 ‘원격 주치의’[씨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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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렬 기자I 2026.05.16 12:00:04

제주 근해어선 100여척 대상
''어선원 주치의'' 시범사업 착수
AI·스타링크로 의료 사각지대 없앤다

[세종=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육지에서 무려 640km 떨어진 먼바다. 제주 근해 어선들이 조업하는 이곳은 한번 출항하면 한 달 넘게 거친 파도와 싸우며 버텨야 하는 외딴섬이다. 만약 한밤중 선원의 손가락이 잘리거나 원인 모를 고열과 호흡 곤란이 찾아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구조선이 도착하는 데만 수시간이 걸리고, 다시 땅을 밟기까지는 수일이 소요된다. 그동안 먼바다의 어선원에게 질병과 부상은 온전히 스스로 버텨내야 하는 공포의 대상이자, 거대한 의료 사각지대였다.

대형선망 어선들이 부산 서구 공동어시장에서 출항해 먼바다로 나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막막했던 먼바다의 재난 상황이 우주통신과 인공지능(AI) 기술을 만나 혁신적으로 변화한다. 해양수산부는 외국인 선원을 포함한 어선원들에게 원격진료 등을 제공하는 ‘어선원 주치의(Doctor-Link)’ 시범사업을 위해 관계기관들과 업무협약(MOUD)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사업의 핵심은 일명 ‘우주와 바다의 연결’이다. 배 위에 설치된 저궤도 위성통신망(스타링크 등)을 활용해 육지의 의료진이 실시간으로 배 안을 들여다보게 된다. 어선원들이 선내에 비치된 자가진단 키트로 혈압, 혈당, 산소포화도 등을 측정하면, 선내 데이터 박스가 이 정보를 수집해 위성으로 육지 병원에 즉시 쏘아 올리는 방식이다.

단순한 수치 전달에 그치지 않고 선원 개인별 건강 기록은 AI 기반의 스마트 건강 리포트인 ‘배차트’에 누적 관리된다. 의사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성질환자의 상태를 평시에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약을 처방한다. 만약 조업 중 갑작스러운 부상이나 응급 환자가 발생하더라도, 선장은 유튜브 동영상 교육과 실시간 의사 지도에 따라 구조대가 오기 전 골든타임을 지켜낼 수 있는 비대면 응급 조력 체계가 갖춰진다.

이번 시범사업은 저궤도 위성통신을 사용하는 제주지역 근해어선 100여 척, 어선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올해 말까지 우선 진행된다. 정부는 이후 사업 효과성 등을 평가해 사업 확대를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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