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사상 최고…국채·달러 팔고 금 사는 투자자들(종합)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성주원 기자I 2026.01.26 10:43:21

지정학 리스크·달러 약세에 ''금 쏠림'' 현상
"금값, 연말 6400달러까지 오를 수도" 전망
은값도 온스당 100달러 넘어…사상 최고가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금 가격이 온스당 5000달러(약 727만원)를 처음으로 돌파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정학적 위기와 달러 약세, 중앙은행 매입이 맞물리면서 2년 만에 금값이 2배 이상 뛴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이후 금·S&P500 누적 수익률 비교 (단위: %, 자료: 블룸버그, S&P)
*검은색 선은 금 현물, 주황색 선은 S&P500 총수익지수
*1999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상승률(%)을 표준화함
*S&P500 총수익지수는 주가 변동과 배당 재투자를 반영해 S&P가 산출
2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이날 오전 0.85% 오른 온스당 5024.95달러를 기록했다. 2월 인도분 선물 가격도 0.91% 상승한 5024.60달러에 거래됐다.

금값은 지난주에만 8% 이상 급등했고, 연초 이후 16% 넘게 올랐다. 지난해에는 64% 급등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금값이 최근 2년간 2배 이상 상승하며 1979년 이후 최고의 연간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은·백금도 동반 상승

다른 귀금속도 일제히 올랐다. 은 현물 가격은 1.72% 오른 온스당 104.72달러를 기록했다. 은은 지난 23일 온스당 100달러를 처음 넘어선 데 이어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147% 급등한 은은 올해 들어서도 45% 이상 상승했다.

백금은 온스당 2767달러, 팔라듐은 2013.50달러에 각각 거래됐다.

그린란드·캐나다 관세 등 지정학 리스크

금값 급등의 직접적인 촉발 요인은 지정학적 긴장 고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을 추진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캐나다가 중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할 경우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캐나다가 중국 제품의 경유항이 될 수 있다”며 “그런 거래가 진행되면 중국이 캐나다를 집어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동과 동유럽의 긴장도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지난 24일 아부다비에서 미국 중재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러시아의 공습으로 100만명 이상의 우크라이나 국민이 정전 피해를 입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사진=AFP)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 가속

투자자들이 국채와 통화를 이탈해 금으로 몰리는 이른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통화가치 하락 대비 거래)도 금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선진국의 재정 적자 급증으로 인플레이션이 국가 채무 해결의 유일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는 장기 투자자들이 구매력 보존을 위해 금을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금협회(WGC)의 존 리드 수석전략가는 “지난 3년간 사람들은 장기 부채 궤적에 대해 훨씬 더 우려하게 됐다”며 “특히 초고액 자산가들은 단기가 아닌 세대를 넘어선 자산 보호를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지속적인 금 매입도 가격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12월까지 14개월 연속 금을 매입했다.

연준 FOMC 회의·의장 교체 변수

이번 주 열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도 금값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27~28일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과 향후 금리 인하 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ING 애널리스트들은 “데이터와 파월 의장의 중앙은행 독립성 옹호 발언을 보면 오는 28일 금리 인하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차기 연준 의장 지명과 향후 데이터가 초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자 면접을 마쳤다며 차기 연준 의장 후보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더 비둘기파적인 의장이 선임될 경우 올해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금 수요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로이터)
“금값, 연말 6400달러까지 상승” 전망도

전문가들은 금값이 앞으로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메탈스 포커스의 필립 뉴먼 이사는 “금값은 더 오를 여력이 있다”며 “올해 후반 가격이 온스당 5500달러 정도에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차익실현을 위한 단기 조정은 있겠지만 짧게 끝나고 강한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립 분석가 로스 노먼은 “올해 금값은 최고 온스당 6400달러까지 오를 수 있고, 평균 가격은 5375달러로 예측한다”고 전망했다.

퍼스트 이글 인베스트먼트의 맥스 벨몬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금은 신뢰의 역지표”라며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 시장 하락, 지정학적 위험 분출에 대한 헤지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로이터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