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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드루킹 일당과 댓글 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김경수(52) 경남지사 항소심 재판부가 공판 시작 전 이례적으로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19일 오전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차문호) 심리로 열린 김 지사 항소심 첫 공판에서 차 부장판사는 그간의 논란을 의식한 듯 재판 시작에 앞서 재판 진행 원칙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차 부장판사는 “시작 전 재판부의 지난 경력을 이유로 비난하고 벌써부터 불복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그동안 재판을 해오면서 경험하지 못한 일로 이는 문명국가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법관은 공정한 심판자로서 있는 것이고 특정 결론을 법관이 내려서도 안 된다. 재판 과정에서 밝혀진 진실을 확인하고 정답을 찾기 위해 고뇌하는 고독한 수도자”라고 강조한 뒤 “요즘 재판 결과를 예단하는 행동은 증거와 무관하게 결론이 난다고 생각하거나 판사가 그렇게 결론낼 수 있다고 여기는 것처럼 보인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아울러 차 부장판사는 “이런 행태들은 재판부 판사들을 모욕하고 신성한 법정을 모독하는 것”이라며 “이 사건에 대해 예단도 갖고 있지 않고 공정성을 전혀 잃지 않고 재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경력을 이유로)공정한 재판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지금이라도 재판부 기피신청을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 1월 말 1심 선고 직후 재판부의 결정을 납득하기 힘들다며 직접 쓴 입장문을 변호인단에 전한 바 있다. 김 지사는 입장문에서 1심 재판장인 성창호(47·사법연수원 25기) 부장판사와 양승태 사법부의 관련성에 대해 언급하며 “설마하고 우려한 일이 현실화 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김 지사가 청구한 보석 심문도 진행된다.
재판부가 김 지사의 보석 여부를 두고 상당히 고심할 것으로 보여 이날 결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