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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현 경사노위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S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탄력근로제 합의문은 국회로 보내고, 의결 예정이었던 안건은 조만간 4차 본위원회를 다시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서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놓고 의제별위원회와 운영위원회 합의결과를 존중해 입법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7일과 마찬가지로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의 불참 결정에 따라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본위원회 의결이 무산됐다.
경사노위법에 따르면 본위원회 개의와 의결은 재적위원 3분의 2이상 출석과 출석 위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문제는 사용자, 근로자, 정부위원이 각각 절반 이상 출석해야 한다는 단서조항이다.
경사노위 본위원회는 노사정을 대표하는 총 18명으로 구성된다. 현재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은 민주노총의 불참으로 4명이다.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가 한꺼번에 빠지면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1명만 남아 의결 정족수를 채울 수 없게 됐다.
이에 경사노위는 위원회 운영방식을 개편하고 필요하다면 법개정 절차까지 거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박태주 경사노위 상임위원은 “전문적인 법적 자문을 받아야겠으나 법에 따르면 경사노위는 협의 기구로 성격이 규정돼 있다”며 “의제별 위원회에서 합의를 냈다면 반드시 본위원회에서 의결을 거쳐야 효력이 있다는 내용은 법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사안을 의제별위원회-운영위원회-본위원회를 거치지 않는 것이 가능한지 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계층별 대표, 본위원회 참석 약속 파기”
본위원회 의결이 재차 무산된 것에 대해 경사노위 측은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했다. 문 위원장은 계층별 대표 3인이 사실상 경사노위 의결 자체를 두 번이나 막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비판했다.
경사노위는 2차 본위원회가 무산된 이후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을 비롯해 문 위원장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계층별 대표를 만나 본위원회 참석을 설득하는 충분한 과정을 거쳤다고 강조했다.
박 상임위원은 “7일 이후 문 위원장은 두 번씩이나 계층별 대표를 만났고, 고용부 장관도 두번이나 만났다”며 “전날 밤늦게까지 확인한 내용은 오늘 3차 본위원회에 참석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본위원회 개최시간인 7시 6분전인 6시 54분에 문자로 불참을 통보받았다”며 “본위원회에 참석해서 의견을 개진할 기회가 있음에도 불참한 것은 최소한 경사노위 본위원회 위원으로서 적정한 행동이었는지 의문”이라고 계층별 위원 3인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했다.
경사노위는 계층별 대표 3인이 참석을 하기로 했다가 두번이나 번복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계층별 대표 3인은 이날 오전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차 본위원회가 무산된 직후인 11일에 3차 본위원회를 바로 연 것은‘ 어쨌든 의결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불참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탄력근로제 합의한은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에 거수기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며 “의제개발조정위원회와 운영위원회에 참관만이라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으나 이것도 받아들여지지 않아 자괴감이 컸다”고 했다.
다만 이들 대표가 경사노위를 보이콧하더라도 탄력근로제 관련 법 개정을 막기는 어려워 보인다. 경사노위 본위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더라도 국회에서 경사노위 합의안을 근거로 근로기준법을 개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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