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혁신위는 1일 오전 서울 중구 인권위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올해로 설립 17년째를 인권위의 절반은 대통령과 정권을 위한 것이었다”며 “인권위가 촛불광장에서 외친 적폐청산과 개혁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하태훈 혁신위원장은 “대한민국이 인권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위상을 바로 세울 기회가 왔다”며 “과거 설립 초기 인정받던 시기로 돌아가기 위해 인권위 지명절차와 선출 방식을 변경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 위원장은 이어 “혁신위가 조사한 과거 사건을 통해 인권 기구로서의 기능을 재고하고 시민사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제대로 된 감시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혁신위가 이날 내놓은 9개의 권고는 △과거반성과 재발방지 △인권위 내 비정규직 고용·차별 해소 △조사·구제 혁신 △인권 정책·교육 실효성 제고 △시민사회와 실질적 교류 확대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혁신위는 지난 2010년 청와대 인권위 블랙리스트와 용산 철거민 사망사건 등으로 얼룩진 과거 반성과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제시했다.
혁신위는 인권위 독립성이 크게 훼손된 이명박·박근혜 정부(2008~2015년) 당시 일어난 △용산 철거민 사망사건 법원 의견제출 지연 △유엔(UN) 자유권 쟁점목록 의견서 축소 제출 △PD수첩 제작진 명예훼손 의견 제출 등에 대한 진상 규명과 인권위 조사관들의 독립적 활동 보장을 촉구했다.
인권위는 또 인권위원의 권력 감시나 인권 보호 기능을 왜곡·축소 방지를 위해 △인권위원 자격기준과 결격사유 구체화 △상임위와 전원위의 투명성 확보를 강조했다.
|
혁신위는 “인권위 내부에 비정규직 차별의 현실이 있었다”며 “인권위 내 비정규직 문제를 기준에 맞게 해결할 때 인권위에 대한 신뢰도 높아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기간제 직원 고용을 즉각 중단하고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따라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임금격차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임기제공무원의 고용불안 해소를 위해 상시업무 임기제 공무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대책도 제안했다.
혁신위는 인권위의 사건 처리 기한이 평균 6개월 넘게 걸리는 등 신속한 조사·구제 진행이 미흡한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혁신위는 “주요 인권침해 사안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한 개입을 주저했다”며 “사건 처리를 넘어 근본적인 제도개선으로 이어지는 방안에 대한 모색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혁신위는 해결 방안으로 △장애인·어린이 등 취약계층에 대한 인권위 상담·진정 접근성 제고 △인권침해사건 능동적 대응 △당사자 친화적인 조사·구제 방안 모색 등을 제시했다.
하 위원장은 “인권위가 이번에 제시한 최종 권고에 대한 구체적인 집행에 나서는 한편 기존 정책권고와 조사 평가 등 혁신위가 하지 못한 인권위 추가 과제를 실행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혁신위 권고의 이행과 혁신과정 점검을 위한 ‘혁신추진 실무위원회(가칭)’를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영선 인권위 사무총장은 “혁신위가 제시한 방향을 적극 검토하겠다”며 “혁신위 권고 이행과 관련한 자문을 거쳐 혁신위가 내놓은 권고안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외부인사 12명, 내부위원 3명으로 출범한 혁신위는 인권위의 과거 성찰과 미래 혁신과제를 발굴하는 자문기구로 3개월간의 활동을 종료했다. 혁신위는 이날 권고를 더해 출범 이후 총 13건의 권고를 인권위에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