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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대(對)아시아 수출입 해상관문인 미국 서부 연안이 항만노사간 갈등으로 직장폐쇄 위기에 처하자 아시아 항공사들이 어부지리로 이득을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8일(현지시간) 일본 전일본공수(ANA)와 홍콩 캐세이퍼시픽 항공 등 아시아 항공사들이 노사 갈등으로 선적이 지연되고 있는 캘리포니아와 워싱턴주로부터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항공기는 샌디에고 항구에서 벨링햄, 워싱턴으로 화물을 실어 나르고 있다고 태평양선주협회(PMA)가 전했다. 이 지역은 지난 6일부터 지금까지 화물 선적과 하역 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국제 항공운송연합(IATA)에 따르면 지난해 태평양 항공화물 규모는 전년대비 4.5% 증가해 2013년 증가율(1.4%)의 3배 이상을 기록했다.
실제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항만노사 갈등으로 항공운송 수요는 점점 더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모토키 니시나카 아나항공 대변인은 “지난해 가을부터 일본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항공선적 용량은 이미 포화상태”라며 “미국 내 자동차 수요는 점점 높아지는 반면 운항 지연 사태는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혼다자동차와 후지중공업은 노사갈등으로 막힌 해상 운송통로를 우회하기 위해 항공편으로 발빠르게 운송수단을 변경했다.
도쿄에 위치한 제조업체 히타치 대변인은 “미 서부 해안지역은 미국 공장으로 향하는 굉장히 중요한 통로라 해상운송이 불가능해 항공편을 택했다”며 “항공운송이 비용이 더 비싸지만 공장 가동을 중단시키는 것보다는 낫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자동차 시장이 살아나면서 자동차 제조사들은 증가하는 수요에 맞춰 비싸도 항공편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본 자동차 브랜드 스바루 제조업체 후지중공업도 높은 운송비용에 직면해있다. 미츠루 타카하시 후지중공업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해상운송 대신 항공편을 이용하는데 월 70억엔(645억원)의 비용이 더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펜실베니아 소재 해운 컨설턴트 SJ 컨설팅그룹의 새티쉬 진델은 “통상 항공운송료는 해상운임보다 15~20배 더 비싸지만, 제조업체는 일반적으로 해상운송이 어려운 상황일 때 일부 부품들을 비행기로 실어 나르는 전략을 쓴다”고 말했다.
한편 화물 사업은 아시아 항공사들 매출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아시아 대형 10개 항공사 중 절반 이상이 항공화물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그 규모는 미국보다 더 크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2013년 캐세이퍼시픽 매출 중 화물 운송이 차지하는 비중이 24%였던 반면 US에어라인은 2.5%에 불과했다. US에어라인은 미국 내 화물 매출이 가장 많은 항공사다.
닐 존스 샤 전 델타항공 화물 담당 임원은 “항만노조 파업은 연 단위로 길게 가진 않는다. 길어봤자 몇 달”이라며 “항공사들은 최대 석 달 동안 (항만 노사갈등으로 인한)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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