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절대금리가 높아지자 우량채에는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는 등 신용등급에 따른 투자 수요 양극화는 더욱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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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본드웹에 따르면 이날 회사채(AA-) 3년물 금리는 연 4.576%를 기록했다. 회사채 3년물 금리는 지난 24일 연 4.653%로 지난 2023년 11월 14일(4.704%) 이후 약 2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최근 3거래일 연속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다 이날 진정세를 보였다.
‘BBB-’ 회사채 3년물 금리는 이날 10.373%로 집계됐다. 지난 24일 연 10.450%까지 올라 2024년 2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는 만큼, 최근 금리 상승은 회사채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국고채 금리에 회사채의 신용위험을 반영한 크레딧 스프레드도 확대되고 있다. 국고채 3년물과 ‘AA-’ 회사채 3년물 간 금리 차이는 연초인 지난 1월 2일 52.4bp에서 이달 24일 69.4bp로 벌어졌다. 이날 오후 기준으로는 71.2bp까지 확대됐다.
회사채 금리는 통상 만기가 같은 국고채 금리에 발행기업의 신용위험과 유동성 위험 등을 반영한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된다. 크레딧 스프레드가 확대됐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회사채를 매입하는 대가로 이전보다 높은 위험 프리미엄을 요구한다는 의미다. 국고채 금리 상승과 스프레드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기업이 부담해야 할 회사채 조달금리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최근 회사채 금리 급등의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꼽힌다. 한국은행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하며 여덟 차례 이어온 동결 기조를 끝냈다. 시장에서는 이번 결정을 금리 인상 사이클의 시작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현재 연 2.75%인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3.50% 수준으로 오를 가능성도 제기한다. 이 경우 국고채 3년물 금리 역시 연말께 4%를 웃돌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진 점도 채권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면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채권시장 변동성도 확대됐다.
제이알·중앙 사태에 비우량채 투자심리 냉각
잇따른 신용 이벤트도 회사채 투자심리를 압박하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4월 400억원 규모의 사채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해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당시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 타워의 가치가 하락한 가운데 캐시트랩이 발생하면서 유동성 문제가 현실화했다.
지난달에는 JTBC가 유동화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한 데 이어 중앙홀딩스와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등 중앙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잇따라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BBB급 회사채와 리테일 채권시장의 주요 발행사였던 중앙그룹에서 신용 문제가 발생하면서 개인투자자와 하이일드 펀드를 중심으로 비우량채 기피 현상이 확산했다.
이후 지난 14일 한진(BBB+)은 4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총 440억원의 주문을 받았지만, 1년물에서 10억원의 미매각이 발생했다. 전체 주문은 모집액을 웃돌았으나 만기별 모집액을 채우지 못했다는 점에서 BBB급 투자 기반이 약해진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한진이 ‘BBB+’ 회사채 가운데서도 등급전망 ‘긍정적’을 보유한 발행사라는 점에서 시장의 경계감이 개별 기업을 넘어 비우량 등급 전반으로 번졌다는 분석이다.
높아진 이자 매력…우량채에는 자금 유입
반면 금리 상승을 투자 기회로 보는 시각도 있다. ‘AA-’ 회사채 3년물의 절대금리가 4% 후반까지 높아지면서 채권을 보유해 얻는 캐리 수익의 매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높은 이자수익이 향후 금리나 크레딧 스프레드 상승에 따른 평가손실을 일정 부분 흡수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투자 수요는 우량 발행사의 수요예측에서 확인되고 있다. SK에코플랜트(A-)는 지난 22일 1000억원을 목표로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987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모집액의 약 10배에 달하는 규모다. 모든 만기에서 모집액을 웃도는 주문을 확보했으며 발행금리도 개별 민평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KCC(AA-)도 지난 23일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총 1조3850억원의 주문을 확보했다. 금리 변동성이 커졌음에도 A급 이상 발행사에는 모집액의 수배에 달하는 자금이 몰린 셈이다.
시장에서는 우량채에는 자금이 몰리고 BBB급 이하 비우량채는 외면받는 크레딧 양극화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크레딧 시장은 안정적 캐리(이자이익)를 확보할 수 있는 우량 등급에 대한 캐리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며 “제한적인 회사채 발행 속 수요예측에 나선 기업들은 안정적으로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준금리 인상 시기 및 횟수에 대한 경계감은 잔존하지만 금리 매력이 높아졌고, 정부 주도의 비우호적인 업황 구조조정이 추가 신용 이벤트를 방어하고 있는 만큼 최상위등급 및 우량기업에 대한 선별적인 캐리 투자는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7/PS26072800341.1000x.8.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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