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공연은 한-영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에서 선보이는 한국 특집 주간 ‘포커스 온 코리아’(Focus on Korea) 프로그램으로 초청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주영한국문화원과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공동 주관하는 ‘2023 코리아시즌’의 일환이다.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은 3000년 전 고대 그리스 이야기를 우리 고유의 판소리로 풀어낸 작품이다. 2016년 국립극장과 싱가포르예술축제가 공동 제작했다. 배삼식 작가가 에우리피데스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극본을 쓰고, 싱가포르 출신의 세계적 연출가 옹켕센이 연출했다. 안숙선 명창, 정재일 음악감독이 음악으로 참여했다.
첫 공연 날인 9일에는 현지 관객 약 1200여 명이 무대를 가득 메웠고, 객석 곳곳에서 관객들은 조용히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현지 언론과 세계 각국 관계자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영국 가디언지 대표 연극평론가 아르파 아키바는 별점 5개 최고 평점과 함께 “처음부터 끝까지 찬란하게 빛났다”라고 극찬했다.
또한 “에우리피데스의 대서사시를 예술적으로 변용해 고대 그리스 신화가 어떤 문화권에서든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호평했다. 가디언지는 앞서 ‘트로이의 여인들’을 48개국 2000여 명 예술가가 참가하는 올해 축제에서 ‘꼭 봐야할 50개 작품’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
축제 현장에 함께한 박인건 국립극장장은 “전 세계 관객의 뜨거운 반응을 보며 창극이 지닌 강력한 힘과 무한한 가능성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K팝, K드라마에 이어 우리 공연예술의 세계화 전망도 밝다고 보인다”고 소감을 말했다.
‘트로이의 여인들’은 11일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있다. 선승혜 주영한국문화원장은 “한국의 아름다움은 깊은 마음의 힘에서 우러나온다”며 “바로 한국 문화가 심금을 울리는 인간미로 최고의 갈채를 받았다. 이제 한국 문화가 바로 미래 문화이다”라고 전했다.
‘트로이의 여인들’은 2016년 국립극장 초연 이후 2017년 싱가포르예술축제, 2018년 영국 런던국제연극제, 네덜란드 홀란드 페스티벌, 오스트리아 빈 페스티벌 등에 초청돼 관객과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2022년에는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음악원이 주최하는 넥스트 웨이브 페스티벌 40여 년 역사상 첫 창극 공연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