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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는 현재 18세인 여성의 최대 42%는 50세까지 아이를 한 명도 출산하지 않는 ‘생애 무자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인구학에서는 50세가 된 시점에 자녀가 없는 경우 ‘평생 무자녀’로 간주한다.
여성의 출산 사례가 많아지는 낙관적 시나리오에서조차 최소 24.6%가 평생 아이를 낳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다. 최대와 최소 예상치의 중간값은 33.4%로 집계됐다. 현재의 저출산 흐름에 급격한 변동이 없다면 현재 18세 여성 3명 중 1명은 평생 아이가 없을 것이란 의미다.
연구소는 남성의 혼인율이 여성보다 낮다는 점을 근거로 올해 18세가 된 남성에 대해선 최대 50%가 평생 자녀를 갖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별도로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의 2021년 출생 동향 기본 조사에 따르면 결혼하지 않은 18~34세 응답자 가운데 ‘평생 독신으로 살아도 된다’고 응답한 여성의 비율은 60%, 남성은 50%에 달했다. 사상 최고치다. 일본의 지난해 출생아 수는 77만 2000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8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닛케이는 “일본 정부가 남성 육아휴직을 확대하는 등 저출산 대책에 힘을 쏟고 있지만 젊은 세대의 결혼·출산 의욕은 좀처럼 높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본의 1970년생 여성(올해 만 53세)의 ‘평생 무자녀’ 비율은 27%로, 1~20%인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이웃국가와 비교해도 중국과 한국 역시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지만 일본의 저출산·고령화 시작 시기가 빨라 가장 먼저 인구 위기에 직면할 전망이다.
닛케이는 “영미권과 독일은 일과 육아가 양립하기 쉬운 환경이 갖춰지며 평생 무자녀 비율 상승세가 꺾이고 있다”며 “일본의 평생 무자녀 비율이 주요 선진국의 2배 이상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 내용은 2023년 일본 장래 인구 추계 보고서에 담길 예정이다. 사회보장전문가인 히토츠바시 대학 오시오 다카시 교수는 “연금, 의료, 간병, 생활지원 등 전 분야에 걸쳐 가족이 없는 경우에도 사회안전망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본 컨설팅업체 DRD4 후지모토 켄타로 사장은 “무자녀를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은 멈출 수 없는 흐름”이라며 “1980년대 출산·육아 상식은 완전히 잊고, 혼인을 전제로 하지 않는 출산 및 정자 은행을 이용한 파트너 없는 출산 등 임신 방법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