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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정진석 비대위 `尹캠프 확장판` 구성…첫발부터 삐걱(종합)

배진솔 기자I 2022.09.13 16:33:18

원내 정점식·김상훈·전주혜 '친윤' 손꼽혀
원외 혁신위·친박·김종인 비대위 고루 섞어
尹측근 주기환, 90분 만에 사의…전주혜로 교체
이준석 심문기일 연기…후임 원내대표 선출부터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가 13일 출범한 가운데 비대위에서 활동할 비대위원 면면에 눈길이 간다. 원내에선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에 방점을 찍고, 원외에선 혁신위·친박(박근혜)·김종인 비대위를 고루 섞었다는 평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선 ‘윤석열 캠프 확장판’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 인선이 13일 발표됐다.(사진 위 왼쪽부터) 전주혜 의원, 김병민 광진갑 당협위원장, 김종혁 전 중앙일보 편집국장. (사진 아래 왼쪽부터) 김행 전 청와대 대변인, 김상훈 의원, 정점식 의원. 앞서 비대위원 인선이 발표된 주기환 전 대검 수사관은 사퇴의사를 밝혀 전주혜 의원이 비대위원에 임명됐다. (사진=연합뉴스)
◇尹측근 주기환 사의…친윤 의원·캠프 인연 대거 합류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상임전국위원회를 열고 비대위원 임명 안건을 의결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원내에선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3선), 정점식 의원(경남 통영시고성군·재선),전주혜 의원(비례·초선)을 선임하고, 원외에선 김종혁 혁신위 대변인(경기),김행 전 청와대 대변인(서울), 김병민 전 비대위원(서울)을 선임했다.

당초 주기환 전 광주시장 후보가 비대위원으로 선임됐으나 임명 한 시간 반만에 사의를 표명하면서 전주혜 의원이 합류하게 됐다. 이로써 `원내 3·원외 3` 균형을 맞췄다.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주 전 후보가 사의를 표명한데엔 ‘윤석열 측근’이라는 비판에 부담을 느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주 전 후보는 2003년 윤 대통령이 광주지검에서 근무할 때 검찰 수사관으로 인연을 맺은 20년 지기 측근이다.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광주시장에 출마해 15.9%를 득표, 보수 정당 후보로는 역대 가장 많은 표를 얻기도 했다. 표면적으로는 호남 포석을 위해 주 전 후보를 새 비대위원으로 재신임한 것으로 보이지만 일각에선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전 후보 외에도 비대위원 곳곳에 윤석열 대통령과의 인연이 엿보인다. 이에 새 비대위 ‘친윤’ 색채가 더 짙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당내 인사들은 ‘친윤’ 의원들로 대거 포진된 것으로 보인다.

정점식 의원은 윤 대통령과 1994년 대구 지검에서 초임 검사 생활을 함께 하고 이후 대선 선거대책위원회에서 네거티브 검증단장을 지냈다. 김상훈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당시 장제원·권성동·정점식 의원과 함께 국민의힘 입당을 주도했다. 전주혜 의원도 법조인 출신으로 윤석열 선대위에서 대변인을 지냈다.

원외에서는 혁신위·친박근혜계·김종인 비대위를 고루 섞었다. 김종혁 혁신위 대변인과 박근혜 정부 당시 대변인이었던 김행 전 대변인, ‘김종인 비대위’의 비대위원인 김병민 전 위원이 포함됐다.

애초 정 비대위원장은 혁신위와 소통을 위해 혁신위원장인 최재형 의원에게 비대위 참여를 제안했으나 본인이 고사했다. 이에 김 혁신위 대변인이 비대위에 참여하게 됐다.

김행 전 대변인은 올해 지방선거에서 공천관리위원회 대변인으로 활동했고, 김병민 위원 역시 대선 기간에 선대위 대변인으로 윤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수행한 바 있다.

◇28일로 미뤄진 심문기일…후임 원내대표 선출 후 전당대회

정 위원장이 이끄는 새 비대위가 정상적으로 출발하기 위해선 이준석 전 대표가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넘어야 한다. 지난 주호영 비대위처럼 정진석 비대위도 직무정지 판단을 받을 경우 좌초될 위험이 남아 있다.

국민의힘은 시간 확보를 위해 당초 14일로 예정된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을 미뤄 달라는 신청을 냈다. 법원은 채무자들의 심문기일 변경 신청을 받아들여 28일로 변경했다. 다만 이 전 대표측이 제기한 3차 가처분 신청, 즉 새 비대위를 꾸리기 위해 개정한 당헌의 의결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신청에 대해선 예정대로 14일에 심문하기로 했다. 이 신청이 인용될 경우 현 비대위는 법적으로 근거를 상실, 무효가 된다. 따라서 비대위는 14일과 28일 2번의 턱을 넘어야 정상 운영이 가능해 진다.

그 사이 정 위원장은 후임 원내대표 선출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 8일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으면서 국민의힘은 새 원내 사령탑 선출 절차를 밟아야 한다. 원내대표 선거관리위원회를 꾸린 후 의원총회를 통해 원내대표 선거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르면 오는 19일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이후 정 위원장은 당내 의원들과 치열한 토론을 통해 전당대회 개최 시점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9월부터 시작된 정기국회는 국정감사, 내년 예산안 심사 등을 거쳐 12월 9일까지 이어지는 점을 감안해 당내에서는 전당대회 개최 시점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차기 당대표는 2024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당권 주자들의 기싸움이 더욱 가열될 조짐이 보인다.

다만 정 위원장은 1월 말 또는 2월 초 전당대회를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전날 TV조선에 출연해 “윤석열 정부의 첫 정기국회다. 새로운 국정과제를 선보이는, 심도 있는 정기국회 운영이 필요하다”며 “정기국회와 전당대회 2가지를 동시에 수행하는 것은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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