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을 앞둔 ‘세종자이더시티’ 아파트에서 40개가 넘는 타입이 나오면서 청약 대기자들의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타입별로 경쟁률이나 커트라인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다수 타입은 사이버 모델하우스조차 없고 일부는 당첨 후 무작위(랜덤) 추첨 방식이 적용돼 ‘깜깜이’ 청약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 아파트보다 10배 많은 타입
26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오는 28일 분양하는 세종자이더시티는 총 44개 타입으로 분양에 나선다. 국민 평형대인 84㎡를 포함해101㎡, 105㎡ 106㎡, 115㎡, 117㎡, 118㎡ 등 평형만 21개이고, 주요 평형별로 다양화한 타입을 적용한 결과다. 일반적으로 분양아파트의 타입은 통상 2~3개, 많아야 5~6개에 불과하다. 재작년 분양에 나섰던 ‘세종 어울림 파밀리에센트럴M4’의 경우 타입이 5개에 불과했다. 그런데 세종자이더시티는 기존 아파트와 견줘 타입을 10배가량 세분화한 것이다.
일부에서는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세분화한 타입 탓에 복불복 청약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올 2월 분양에 나선 세종파밀리에(H2블록)는 84㎡형 타입만 13개였는데, 이 타입의 당첨 가점 커트라인이 44점에서 70점까지 벌어지며 논란이 일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청약 가점이 60점이 넘었는데 타입을 잘못 골라 떨어졌다. 가점 낮은 사람은 운 좋게 붙는 걸 보니 형평성이 안 맞는 것 같다”는 글도 올라왔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타입에 따라서 가점 차이가 크기 때문에 본인에게 맞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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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대부분 타입에서 깜깜이 청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물과 사이버 모델하우스에서는 2타입만 볼 수 있어서다. 나머지 42개 타입은 모델하우스 없이 평면도와 층수로만 가늠해야 한다.
일부 평형의 경우 랜덤 방식을 적용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가령 전용 ‘84A1’ 타입과 ‘84A2’ 타입을 84A타입으로 묶어 청약을 진행하고, 당첨자는 이후 A1과 A2 중 무작위로 하나를 받는 식이다. 두 개 타입의 설계도는 완전히 다르다. 이 밖에도 101T(T101A, T101B), 108P(108P1, 108P2, 108P3), 124T(T124A, T124B, T124C) 타입도 이런 방식이다.
익명을 요구한 분양 대행사 관계자는 “굳이 타입을 묶어 분양할 이유는 없다”라며 “청약 대기자들의 혼란만 가중될 뿐만 아니라 시행사가 ‘묻지마 청약’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자이더시티는 GS건설 컨소시엄(GS건설·태영건설·한신공영)이 분양하는 단지로, 지하 2층~지상 25층, 24개동 규모에 전용면적 84~154㎡ 총 1350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로 조성된다. 1순위 청약 기간은 28일부터 29일까지다. 세종시는 전국에서 청약이 가능하다. 이 단지는 세종시의 이전기관 특별공급 제도 폐지 이후 첫 분양 단지로 그동안 세종시에서 유례없던 1100가구 일반분양 물량이 쏟아져 세종시는 물론 전국 각지의 예비 청약자들의 많은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