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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에 "사회의 서러운 풍경"

김민정 기자I 2021.07.08 13:36:43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유족 "한문시험 등 모욕줬다"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최근 서울대학교에서 청소 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된 것을 두고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분명한 조치를 촉구했다.

이 지사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모두가 부자가 되고 영화를 누릴 수는 없지만 우리 누구도 견디기 위해 세상에 태어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재명 경기지사 (사진=연합뉴스)
이날 이 지사는 ‘서울대 청소노동자에게 관악학생생활관을 영어로 써보라 갑질’이라는 기사를 인용하면서 “40년 전 공장 다닐 때도 몇 대 맞았으면 맞았지 이렇게 모멸감을 주지는 않았다. 저성장이 계속되고 기회가 희소해진 사회의 서러운 풍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사 내용이 사실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삐뚤삐뚤 쓰신 답안지 사진을 보며 뜨거운 것이 목구멍으로 올라온다”고 북받친 감정을 전했다.

청소 노동자가 본 시험지 들어보이는 조합원 (사진=연합뉴스)
이 지사는 또 “많은 국민들께서 남 일 같지 않으실 것이다. 우리 모두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에 있는 가족들 생각하며, 당장의 생계 걱정하며 크고 작은 부당함과 모멸을 감내하고 산다”며 “악독한 특정 관리자 한 명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뿌리 깊은 노동의 이중구조, 사람이 사람에게 함부로 해도 되는, 그래도 되는 일터, 그래도 되는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선거 기간이다. 정치의 존재 이유에 대해 생각한다”며 “모두가 부자가 되고 영화를 누릴 수는 없지만 우리 누구도 견디기 위해 세상에 태어난 적은 없다”며 “누구도 서럽지 않은 세상, 억강부약의 대동세상 꼭 이루겠다고 다짐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고인의 명복을 빈다. 진상이 규명되고 분명한 조치가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7일 서울대학교 행정관 앞에서 열린‘서울대학교 청소 노동자 조합원 사망 관련 서울대학교 오세정 총장 규탄 기자회견’에서 한 조합원이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지난 7일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과 유족 등은 서울대 관악캠퍼스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26일 숨진 채 발견된 50대 이모 씨의 사망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이들은 이씨 사망과 관련해 오세정 서울대 총장을 규탄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면서 이씨가 직장 내 갑질과 극심한 노동강도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노조 등에 따르면 이씨는 서울대 안에서도 학생 수가 많고 건물이 큰 기숙사에서 일했고,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에서 매일 100L들이 쓰레기봉투 6∼7개와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쓰레기를 날라야 했다.

또 지난달 1일 새로 부임한 안전관리팀장은 청소노동자들에게 업무와 상관없는 시험을 보게 하고, 매주 회의에 ‘멋진 모습으로 참석’할 것 등을 강요하는 등의 갑질을 일삼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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