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침체된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회복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시세보다 낮은 급매물이 나오곤 있지만 아직 수요자를 움직이긴 역부족인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22일 기준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값은 전주보다 0.06% 하락했다. 이달 들어 첫째 주 -0.05%→둘째 주 -0.04% 등 2주 연속 하락 폭을 좁히다가 3주 만에 다시 하락 폭을 확대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아파트값 약세가 이어졌다. 송파구 아파트값이 -0.22%로 등락률이 가장 낮았고 △강남 -0.13% △강동 -0.10% △동대문·양천 -0.0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송파구에서는 잠실동 일대 트리지움, 리센츠 등 대단지 아파트의 중소형 주택형을 위주로 1000만~2500만원가량 매매값이 내렸다. 고덕지구의 대규모 입주를 앞둔 강동구 역시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등 기존 아파트값이 뒷걸음질쳤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위축된 매수심리로 거래가 소강 상태를 보이면서 급매물도 늘어나는 추세지만 수요자 반응이 냉담하다”며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 대출 규제, 늘어난 세금 부담 등 삼중고를 겪는 강남권 재건축·대단지 아파트를 위주로 하락세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신도시와 경기·인천 지역 아파트값은 각각 0.03%, 0.02% 하락했다.
겨울방학 이사철을 마친 전세시장 역시 한산해졌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한 주 새 0.07% 하락했다.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는 방식)가 많았던 강북(-0.26%), 성북(-0.22%) 등에서 전세 매물이 쌓이며 이들 지역의 전셋값 내림세가 두드러졌다.
의왕, 안양 등 신규 입주 단지가 몰리며 경기·인천 지역 아파트 전셋값도 0.09% 떨어졌다. 신도시 아파트 전세가격 하락률은 0.12%로 매물 적체 등이 겹치며 전주 0.07%보다 하락 폭을 키웠다.
김은진 팀장은 “전세시장은 예년보다 봄 이사 움직임이 조용하다”며 “경기 남부권을 중심으로 입주물량 여파에 따른 전셋값 내림세가 더욱 확산되고 매매값까지 영향을 주면서 매매·전세시장이 동반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