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좌동욱 기자] 우리은행이 부행장 절반을 교체하는 큰 폭의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는 당초 소폭 수준으로 예상했던 인사 전망을 뒤집은 것으로 앞으로 다른 시중은행들의 인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9일 정기 임원 인사에서 중소기업고객본부장 강원(前 주택금융사업단장), 기관고객본부장 유중근(전 외환사업단장), 글로벌사업본부장 김종천(전 글로벌사업단장), 카드사업본부장 금기조(전 PB사업단장), HR본부장 정화영(전 기업개선지원단장), 리스크관리본부장 서만호(전 U뱅킹사업단장) 등 기존 6명의 단장들을 부행장으로 승진, 발령냈다고 밝혔다.
또 은행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단장급이었던 김종운 준법감시인을 부행장으로 승진시켰다.
은행 리스크관리본부장을 겸했던 김정한 부행장은 지주사 전무로 이동했으며, 조용흥 경영기획본부장은 우리아메리카은행 법인장(부행장급)에 내정됐다. 신임 경영기획본부장에는 황록 HR본부장이 수평 이동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조직개편을 통해 단장급인 글로벌사업단과 외환사업단을 통합, 부행장급인 글로벌사업본부로 격상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 부행장은(수석부행장 제외)는 12명에서 14명으로 늘어났으며, 14명 부행장중 6명이 교체됐다. 단장에서 부행장으로 승진한 김종운 준법감시인을 포함하면 부행장 절반이 새로 선임됐다
단장급으로는 PB사업단장 김진석(전 경기북부영업본부장), 주택금융사업단장 김병효(전 콜센터 수석부장), U뱅킹사업단장 김장학(전 남대문기업영업본부장), 신탁사업단장 최종상(전 총무부 수석부장), 기업개선지원단장 백국종(전 동경지점 본부장) 등 5명이 승진 선임됐다.
단장은 기존 9명에서 6명으로 줄었다. 전체 14명 부행장 중 6명이 교체됐으며, 전체 6명의 단장 중에서는 5명이 바뀌었다.
퇴임 임원수는 이창식, 김하중, 정징한 부행장과 김철호 단장 등 4명이다. 우리은행측은 퇴임 임원수가 2008년 11명, 2009년 6명에 비해 줄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올해 부행장 인사가 2~3명 수준으로 소폭에 그칠 것이라는 은행 안팎의 예상을 뒤집은 결과다.
이런 인사 방침은 새로운 선장을 맞이한 KB금융(105560)이나 외환은행(004940)을 인수한 하나금융 등을 감안할 때 내년 예상되는 치열한 은행권 4강 경쟁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또 원칙주의자로 알려진 이종휘 행장이 나이가 많고 임기를 채운 부행장들은 물러나도록 한다는 과거 인사 원칙을 고수했다는 후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중 성공적인 민영화를 달성하고 금융권 재편을 기회 삼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올해 실적과 경영성과를 최우선으로 인사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 안팎에서는 `임기 3개월 남은 행장이 자기 사람을 심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후임 행장을 배려하는 통상적인 은행 관행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 관련기사 ◀
☞우리銀 부행장 절반 `물갈이`..금융권 인사태풍 현실화되나
☞충당금 줄면 주가 오를 수밖에.."은행株 사라"-UBS
☞KB금융, 연평도 주민지원 성금 5억 전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