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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부터 이틀간 베트남을 국빈 방문해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총비서와 브엉 딘 후에 국회의장 등을 만났다.
응우옌 총비서는 양국 관계를 ‘인류 미래 공유 공동체’로 재정립하며 “지난 15년간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며, 새로운 요구에 직면해 함께 새 공동체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래 공동체는 시 주석이 강조하는 ‘인류 운명 공동체’와 사실상 같은 의미다. 다만 비동맹을 표방하는 베트남 측에서는 구속력이 완화된 표현을 원했다. 중국 외교부는 시 주석의 베트남 순방 소식을 전하며 운명 공동체라는 단어를 그대로 사용했다.
이번 시 주석의 베트남 방문은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라오스·캄보디아·인도네시아·미얀마·태국 등과 운명 공동체 관계를 맺고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영향력을 키워 왔다. 베트남과는 운명 공동체보다는 한 단계 낮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유지했었는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지난 9월 베트남을 방문해 미·베트남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이에 미국과 베트남의 밀착을 두고만 볼 수 없었던 시 주석이 베트남을 찾아 관계 개선을 꾀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이 올해 해외 순방에 나선 국가는 러시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미국에 이어 베트남이 네번째다.
시 주석의 베트남 방문 기간 양국은 외교, 경제 협력 등에 관한 36개 협정을 체결했다. 철도 연결망과 안보 관련 투자, 5세대(5G) 통신망 및 디지털 데이터 협력 관련 협정이 포함됐다. 아울러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스프래틀리 군도와 파라셀 군도에서 합동 해상 순찰을 실시하고, 군 핫라인도 설치하기로 했다. 다만 시 주석이 베트남 방문 전 현지 관영 언론에 희토류 관련 협력을 언급했음에도 희토류 관련 협정은 체결하지 않았다.
중국과 베트남은 공산 국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우호적인 관계는 아니다. 1979년 베트남이 친중 노선의 캄보디아를 침공하자 중국이 보복에 나서면서 두 국가는 전면전을 벌였다. 양국은 1991년에서야 국교를 정상화했다. 2014년 베트남에선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한 반중 시위가 일어나 중국인 2명이 사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