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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문 앞에는 금속노조 쌍용차지부가 설치한 해고조합원 고(故) 김주중씨의 분향소와 보수단체의 천안함 희생자 추모 천막이 경찰통제선을 사이에 두고 붙어 있다. 대한문 앞 공항버스 정류장에는 ‘사기탄핵무효’ ‘박근혜 대통령 지키자’ 등의 낙서도 눈에 띄었다. 직장인 정모(35·여)씨는 “출근할 때마다 하루가 다르게 현수막이 새로 걸리고 점점 정신없어지는 것 같다”며 “수일째 이어지는 광경에 심한 피로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서울 덕수궁 대한문 일대가 소음과 낙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가 마련한 분향소를 두고 보수단체의 집회와 고성이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어서다. 노조와 보수단체는 지난 3일 분향소를 설치한 이후 크고 작은 갈등을 일으키며 대치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27일 숨을 거둔 해고조합원 김주중씨를 추모하기 위해 이달 3일 대한문 앞에 분향소를 설치했다. 이에 보수단체가 분향소 설치에 반발하며 대치를 시작했다.
대치는 매일 저녁 시간에 정점을 찍는다. 보수단체는 오후 6시부터 열리는 소규모 집회 2~3시간 전부터 앰프 스피커를 통해 ‘빨갱이’나 비속어가 섞인 노래를 틀고 있다. 오후 7시에 노조 측이 여는 추모문화제를 방해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크고 작은 실랑이도 벌어진다. 분향소 설치 첫날 한 여성이 국본 측 관계자가 흔들던 태극기에 찔리자 이를 뿌리쳤고 국본 관계자가 “태극기 훼손한 여자 나오라”며 분향소로 들어가려 하면서 상황이 험악해지기도 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이 사건을 비롯해 대치 과정에서 발생한 폭행과 재물손괴 등 5건의 사건을 조사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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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수일째 이어지는 복잡한 풍경이 불편하다는 입장이다.
출·퇴근길 이곳을 지나는 직장인 남모(31)씨는 “대한문 앞에 천막을 설치해두고 의자까지 깔아놔 지나다니기 불편하다”며 “무엇보다 노래를 크게 틀고 소리를 지르는 게 듣기 거북하다”고 말했다.
해당 자치구인 중구청은 현수막을 집회 용품으로 분류하고 있어 철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광고 등 사익을 추구하는 현수막은 즉시 철거 조치가 이뤄진다”면서도 “대한문 일대 현수막은 집회용품으로 간주해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대한문 일대 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주중씨의 49재(8월 14일)를 전후로 다시 무력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보수단체 관계자는 “49재가 지나면 분향소를 철거해야 한다”며 “그 이후에 발생하는 문제는 노조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노조 측은 “쌍용자동차 해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는 분향소를 계속 열어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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