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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속도를 늦추자 일상이 빛나기 시작했어요"

김은비 기자I 2020.10.23 15:25:09

보통의 속도로 걸어가는 법
이애경│268쪽│위즈덤하우스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오늘날 사람들은 하루하루 너무나 바쁘게 살아간다. 그저 남들처럼 살아가느라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이 속도가 자신에게 맞는지 생각할 겨를조차 없는 사람들이 많다. 자신과 맞지 않는 삶의 속도에 마음속 생채기를 입는 현대인들도 적지 않다.

신간 ‘보통의 속도로 걸어가는 법’(위즈덤하우스)은 삶의 속도를 잃어버린 채 힘겨워하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넨다. 책은 지친 하루를 위로하는 따뜻한 이야기로 많은 사랑을 받은 ‘눈물을 그치는 타이밍’(허밍버드)의 작가 이애경이 썼다. 작가는 “삶의 속도를 늦추자 스쳐 가던 일상이 빛나기 시작했다”고 책을 통해 고백했다.

작가는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 맞춰 살아가는 대신 조금 느릿하게, 혹은 느긋하게 살기 위해 제주의 삶을 택했다. 섬이라는 제약으로 인해 제주는 모든 것이 느렸다. 처음엔 천천히 산다는 것이 생각보다 더 어려웠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곳에서 사람마다 자기에게 알맞은 속도가 있음을, 자신이 그동안 너무 빠르게 달려오느라 삶의 많은 부분을 놓쳐버렸음을 깨달았다. 이후 굳어있던 마음의 속도계를 조금씩 풀어내고 자기만의 속도를 찾아가면서 발견한 일상은 기쁨과 설렘이 가득한 기적의 순간들이었다.

조금 천천히 달린다고 해서 길을 잃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하루하루의 삶이 더욱 풍성해졌다. 알람을 맞추지 않고 살기 시작했고, 친구 생일 선물로 배송시킨 물건이 생일날까지 도착하지 않았지만 애써 배송 추적을 하지 않았다. 대신 식사 자리에서 선물이 도착하지 않았다고 당당히 얘기했다.

이애경 작가는 자기 마음의 보폭에 맞는 속도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와 행복을 감각적이고 서정적인 목소리로 얘기한다.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보통의 속도로 걸어가고 살아가는 삶, 서서히 스며들듯이 사랑하고 너무 아프거나 아쉽지 않게 멀어지고 이별하는 삶. 저자는 그런 삶을 살아갈 때 우리는 많이 지치지 않고 크게 상처받지 않는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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