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일본의 3대 은행이 가상화폐 기술을 위해 손을 잡았다. 비트코인 등 가상 화폐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3대 은행인 미즈호은행, 미쓰비시UFJ파이낸셜은행,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이 가상통화 기술을 사용한 송금 실험을 실시했으며 현재 사용되는 기술보다 더 향상된 처리 능력을 실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감사 컨설팅 회사인 딜로이트와 3대 은행은 연구회를 설립해 가상통화 거래소 ‘비트플라이어’와 함께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블록체인 확대 실험을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시행했다. 은행들은 조만간 이 실험의 보고서를 공개할 예정이다.
블록체인은 ‘공공 거래장부’의 일종으로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 화폐로 거래할 때 해킹을 막기 위한 기술이다. 보통 금융회사의 경우 중앙 서버가 거래 기록을 보관한다.
그러나 블록체인은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에게 거래 내역을 보내주고 거래를 할 때마다 이를 대조한다. 그러다보니 데이터 위조나 해킹을 더욱 철저하게 방지할 수 있다. 모두 다 공유해 해킹 우려를 나누는 공공거래장부인 셈이다.
게다가 중앙서버가 정지한다 해도 다른 사용자들의 거래 내역이 남아있기 때문에 거래가 멈추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실제로 블록체인 시스템은 2009년 1월 3일 개시한 이후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
이번 실험에서 일본 3대 은행은 초당 1500번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을지 여부를 확인한다. 이제까지 일본 블록체인은 초당 처리능력이 낮은 점이 약점으로 지적된 바 있다.
실험이 끝나면 은행권은 벤처기업과 협조해 이 시스템을 실용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5월 가상통화 거래소의 재무기반을 강화하고 거래 기록을 정비하도록 하는 골자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또 최근에는 재무부와 금융기관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살 때 드는 소비세 8%를 완전히 없애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연말께부터 자민당이 세제조사위원회를 열고 이를 확정하면 내년 봄부터 소비세가 없어질 예정이다.
가상화폐 중 가장 대표적인 비트코인은 이제 일본에서 지불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일본 비트코인 거래소 레쥬 프레스에 따르면 일본에서 비트코인을 지불할 수 있는 점포는 지난 9월 말 기준 2500개 수준이다. 지난해 9월보다 4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