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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2주 전 서울의 한 공연장.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연주자를 대신해 피아노 반주자가 홀로 연주를 선보인 영상이 회자되고 있다.
영상의 주인공은 차세대 피아니스트 김재원(28)이다. 공연 바로 직전 연주자의 건강에 문제가 생겨 급작스럽게 몇 곡을 악보없이 즉석으로 연주해 포털 온라인 상에서 화제다.
26일 소속사 스톰프뮤직에 따르면 당초 김재원은 10일 첫 내한 독주회를 벌이는 호른 주자와 슈만의 ‘호른과 피아노를 위한 아다지오와 알레그로’와 베토벤, 슈트라우스 등 레퍼토리의 협연을 선보일 예정이었다. 그는 공연 관계자의 부탁으로 공연 지연 동안 한두 곡을 연주하기로 했고, 바로 무대로 나가 관객에 상황을 전하는 등 연주를 시작했다. 끝내 공연은 취소됐지만 그는 쇼팽의 ‘Etude op.10 no.1’, 모차르트의 ‘Volodos Turkish march’ 등 총 7곡을 열연했다.
스톰프뮤직 관계자는 “그런 상황을 대비해 연주 목록이 따로 준비돼 있는 것도 아니었다. 김재원은 그때 그때 곡을 선정해 친절한 설명을 곁들이며 혼을 다해 연주했다. 실망한 관객들의 마음도 풀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맨델스존의 ‘Wedding march variation’을 마지막으로 연주할 때는 돌아가는 관객이 웃으며 돌아갔다”고 그때 상황을 전했다.
김재원은 동아 콩쿠르 1등, 한국일보 콩쿠르 2등, 서울내셔널 필하모닉 콩쿠르 1등 등 화려한 수상 경력으로 한국 클래식계 이목을 끌고 있는 차세대 피아니스트이다. 또한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 등 활발한 연주 활동을 벌이고 있다. 많은 독주회를 성공적으로 마쳐 솔리스트로 인정받는 등 안정된 연주로 국내외 유명연주자들과 협연을 해왔다.
한편 김재원은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윤, 첼리스트 박고은, 비올리스트 스티브리와 함께 솔리앙상블을 결성해 2015년부터 쉼 없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