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4.75바퀴 돈 박재완.."숨 가쁘게 달려왔다"

권소현 기자I 2012.05.31 16:52:25

취임 1주년 소회 "어려운 서민생활 송구"
경제체질 강화·일하는 복지 추구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11만8830마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취임 후 1년 동안 해외 출장으로 돌아다닌 거리다. 1년 사이에 지구 4.75바퀴를 돈 셈이다. 국내 주요 회의 참석건수는 207건으로 주말과 해외출장 외에는 거의 매일 회의를 했다. 24차례 현장을 방문했고 60개에 달하는 대외 강연과 간담회도 소화했다.

31일 박 장관 스스로도 "지난 365일 하루하루를 마지막 이닝이라고 생각하며 숨 가쁘게 달려왔다"고 소회를 밝혔다.

유럽 재정위기로 대외 여건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박 장관은 작년 6월 2일 이명박 정부의 세 번째 재정부 장관으로 취임했다.

이후 1년간 경제성적표에 대해 평가가 엇갈리기는 하지만 낙제점은 아니라는 쪽이 많다. 작년 성장률은 3.6%로 전년 대비 거의 반 토막 났지만 유럽 재정위기, 고유가 등 대외 리스크가 높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것.

취임 초 4%대였던 물가상승률이 최근 2%대 중반으로 둔화했고 일자리는 월평균 44만명 증가했다. 무역 1조달러 달성,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른 경제영토 확장 등도 박 장관 취임 후 거둔 성과다.

총선으로 복지 포퓰리즘이 거셌지만 스스로를 300인의 전사에 비유하며 재정건전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2011년 통합재정수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5% 흑자로 전년 1.4%에 비해 개선됐고 예산상 GDP 대비 -2%였던 관리대상 수지도 -1.1%로 결산했다.

대외 건전성도 좋아졌다. 외환보유액은 3000억달러를 넘어 사상 최대로 늘었고, 총외채에서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율은 33.1%로 취임 전인 지난 2010년 말 38.9%에 비해 낮아졌다.

급격한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선물환 포지션 한도 강화, 외환건전성 부담금 부과, 외국인 채권 이자소득 과세 등 규제 3종 세트를 도입해 금융시장 안정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중국, 일본과의 통화스왑을 확대해 안전판을 마련했고 위기 때 쓸 수 있는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규모도 두 배로 늘렸다. 피치와 무디스 등 국제신용평가사로부터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상향조정이라는 성과를 얻었다.

하지만 높은 장바구니 물가나 청년 일자리 부족, 최근 경기둔화 조짐, 여전히 대외 리스크에 취약한 경제 등은 약점으로 꼽힌다.

박 장관은 "글로벌 경제위기 역풍 속에서 서민생활 안정과 경제체질 개선에 집중하는 한편 지속성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며 "하지만 서민들의 체감경기 개선효과가 빠르게 나타나지 않아 송구스럽다"고 털어놨다.

이에 따라 박 장관은 앞으로도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일하는 복지, 맞춤형 복지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대외 리스크 점검을 통해 거시경제 안정을 도모하는 한편 경제체질을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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